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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누나 "이세돌, 3패 뒤 알파고 이길 방법 있다 외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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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1승 후 기자회견장에서 웃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세돌 9단 뒤에는 늘 누나가 있었다. 이세나 월간바둑 편집장은 그림자처럼 뒤에서 묵묵히 동생을 챙긴다. 이세나 편집장에게 '동생' 이세돌에 대해 들어봤다.

동생 자주 보나
세돌이가 기러기 아빠 된 다음 1년 정도는 같이 살았고, 이후에는 떨어져 산 지 2년 정도 됐다.
왜 같이 안 사나
둘 다 성인이다 보니 같이 살며 불편한 게 있더라. 대신 내가 주말마다 가서 청소 빨래를 해주고. 세탁소에 드라이 맡기고 찾아온다.
이 9단은 쉴 때 무엇을 하나
평소 머리를 많이 쓰니까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는 것 같다. 드라마를 다 다운받아서 한번에 본다. 전부 다 보는 건 아니고 재미있는 부분만 넘겨서 본다. 그래서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루에 보기도 한다.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다 본다. 중국 드라마도 많이 본다. 무협지, 무협 소설도 많이 본다.
결혼 10주년은 잘 보냈다고 하던가
 대국 마치고 제주도에 가서 하지 않을까. 그런데 세돌이가 이번에 농심배 끝나고 귀국하면서 이것 저것 선물을 많이 사왔다. 원래 세돌이가 결혼 기념일마다 챙기는 성격은 아닌데 이번에 결혼 10주년이라서 특별히 챙긴 듯 하다.
이번에 어머니가 많이 걱정하셨겠다
신안에서 혼자 티비로 생중계를 보셨다고 한다. 생각보다 걱정을 엄청 많이 하셨다. 화면으로 보니까 애가 점점 퀭하고 그러니까 밥도 못 먹는 거 같고.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제 이기니까 너무 좋아하시더라.
이상훈 9단(형)도 대국장 왔나
1,2,3 대국 때는 못 왔다. 가고 싶은데 괜히 부담줄까봐 못 가는 눈치였다. 그런데 3국 지고 승부가 결정됐으니 편한 마음으로 4국 때 대국장에 갔다. 이겨서 너무 좋아했다.
이세돌 9단 같은 유명인 누나라 힘든 점은
이제 막 관심이 생긴 거라 특별히 그런 건 없었다. 이런 관심은 금방 사라지는 거니까. 그것 보다는 세돌이가 세계대회에 나갈 때마다 내가 괜히 마음을 졸여야 하는 거 그런 건 있다. 결과 나올 때까지 계속 신경쓰이는 거 말이다.
 이번 대결이 힘들진 않았나.
나보단 세돌이가 힘들었겠지. 2국 지고나서 혜림이 엄마가 친한 프로기사들을 방으로 불러들였다고 한다. 세돌이가 복기를 하고 싶어하는 눈친데 알파고랑 복기할 수도 없으니 생각해서 그런 거 같다. 그래서 대국장에 있었던 홍민표 사범 비롯, 박정상 이다혜 등이 방에 가서 복기를 했다.
동생이지만 대단하다고 느낀 건
 주변에서 해주는 말이 이제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계속 세돌이는 “이제는 뭔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다시 두면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해볼 만 하다”고 하더다. 그러는 걸 보고 “아, 세돌이가 확실히 생각하는 게 다른 사람과는 다르구나”라고 느꼈다.
이세돌 9단이 이번에 기자회견할 때마다 멘트가 너무 멋있었다.
내가 보기엔 얘가 평소에 무협지를 많이 봐서 그걸 보고 영향을 받았나, 그런거 같기도 하다(웃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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