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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고 부딪혀도 금메달, 야무진 막내 최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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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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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최민정·김아랑·노도희·심석희·이은별(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 [뉴시스]

중국 선수들의 잇따른 견제에도 한국 쇼트트랙의 막내는 끄떡 없었다.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18·서현고)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극적으로 역전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2연속 우승
중국선수 몸싸움 뚫고 종합 1위
박세영은 은·동 1개씩 남자 4위

최민정은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랭킹 포인트 66점을 얻어 마리안 생젤레(캐나다·63점)를 3점 차로 따돌리고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은 500·1000·1500m와 3000m 수퍼파이널 등 개인 종목에서 거둔 순위 포인트를 합산해 종합 우승을 가린다. 2001년 전주, 2008년 강릉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에서 열린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가 종합 우승을 차지한 건 최민정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민정은 중국 선수들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12일 열린 1500m 결승에선 3바퀴를 남겨놓고 판커신(중국)과 부딪혀 5위까지 밀려났다가 막판 스퍼트로 힘겹게 은메달을 땄다. 500·1000·1500m 합계 상위 8명만 출전하는 3000m 수퍼 파이널 레이스 초반에서는 뒤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던 추춘위(중국)의 스케이트 날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6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최민정은 13일 1000m 결승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금메달을 땄다. 6바퀴를 남기고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나선 뒤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끝에 1분31초933의 기록으로 앨리스 크리스티(영국·1분31초980)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이어 열린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심석희(19·한국체대)·노도희(21·한국체대)·이은별(25·전북도청) 등 언니들과 함께 팀을 이뤄 금메달(4분19초545)을 땄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중국이 레이스 중 주행 반칙을 저질러 실격 판정을 받는 바람에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대회 전 “계주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던 최민정은 언니들과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시상대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셀프 카메라를 찍으며 자축했다. 최민정은 “3000m 수퍼 파이널에서 중국 선수들이 레이스에 지장을 줄 거라 예상을 했다. 그래서 당황했지만 언니들이 응원해 줘서 침착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남자부에서는 박세영(23·단국대)이 1500m 동메달, 3000m 수퍼 파이널 은메달로 39점을 획득하며 종합 4위에 올랐다. 대회 2관왕(1500m, 3000m 수퍼 파이널)을 차지한 한톈위(중국)가 개인종합 1위(68점)에 올랐다. 남자 계주 팀은 중국·캐나다에 이어 동메달을 땄다.

이날 목동 아이스링크에는 5000여명의 관중이 꽉 들어차 올림픽 못지않은 열기를 뿜어냈다. 오타비오 친콴타(이탈리아) ISU 회장뿐 아니라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김 회장의 부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가수 싸이, 김장훈 등도 빙상장을 찾았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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