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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원짜리 비타민 음료가 알츠하이머 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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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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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판매된 3.45파운드(약 6000원)짜리 비타민 음료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수축을 중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논그룹의 건강 전문 사업부문인 ‘뉴트리카 어드밴스드 메디컬 뉴트리션’이 출시한 ‘수베나이드(Souvenaid·사진)’가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실험 결과를 전했다.

“치매 환자 뇌 수축 38% 줄어들어”
영국 제품 ? “영양소 배합법이 열쇠”

‘수베나이드’는 2013년 영국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회사 측은 음료가 노인의 기억력에 도움을 준다고 광고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주축이 돼 개발된 음료지만 유럽에서는 독자적인 실험이 시행되지 않아 효능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유럽연합(EU)이 비용을 대 이스턴핀란드 대학에 실험을 의뢰했다. 2년간 55~85세의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 311명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됐다.

실험 참가자 절반은 매일 음료를 마셨고, 나머지는 같은 열량을 내지만 영양소는 함유하지 않은 음료를 마셨다. 뇌 스캔 결과 음료를 마신 그룹에서 뇌 수축이 약 38%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의 힐카 소이니넨 교수는 “진단 능력은 발전했지만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알츠하이머에 영양소 조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음료에는 오메가3 지방산과 뇌에 좋다고 알려진 생선에서 찾은 영양소, 비타민 E·B·B13·C가 함유돼 있다. 또 모유에서 발견되는 성분인 우리딘과 육류·달걀·견과류에 들어 있는 콜린이 포함됐다.

실험을 조직한 독일 자를란트 대학의 토비아스 하트만 교수는 “단일 영양소는 병을 치료할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핵심은 영양소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특수 치료 목적의 식품’으로 허가받은 ‘수베나이드’는 처방 없이 구입이 가능하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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