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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별을 잡은 클린턴, 근육질 마초 거느린 트럼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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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백악관을 향한 세 싸움이 할리우드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세계로도 번졌다. 유권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유명인들이 여야 주자들에 대한 지지를 공개하며 세 과시와 세 확대에 동원되는 또 다른 경선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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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을 지지하는 할리우드 스타들. ① 스티븐 스필버그 ② 샐마 헤이엑 ③ 조지 클루니 ④ 제니퍼 로페즈 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⑥ 제시카 알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할리우드 스타 군단을 이끌며 연예계 경선의 선두 주자를 지키고 있다. 지지 인사들의 면면으로 보면 할리우드 대통령이다. 영화 배우 리처드 기어, 벤 애플랙,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쟁쟁한 인사들이 즐비하다.

디캐프리오·스필버그 클린턴 지지
할리우드 정치 후원금 90% 쏠려
로페즈 “여성 대통령 나올 때 됐다”

제니퍼 로페즈는 “이제는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라며 클린턴을 지지했다. 제시카 알바는 지난해 8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던 클린턴의 후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조지 클루니는 방송에서 “클린턴은 대단한 후보”라며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언했다.

로버트 드니로도 “클린턴은 대통령이 될 자격을 얻었다”고 말했다. 유명 래퍼이자 영화 배우로도 활동하는 스눕 독도 클린턴 군단의 일원이다. 할리우드는 클린턴의 돈줄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LA타임스가 할리우드의 정치 후원금을 분석한 결과 90%인 500만 달러(60억원)가 클린턴에게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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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편에 선 스포츠 스타 출신들. ①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②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③ 악동 데니스 로드먼.

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돌출형 유명인이나 근육질 마초형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때 세기의 핵 주먹이었던 전 헤비급 세계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은 “1980년대 내가 최고의 경기를 했던 게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에서였다”며 “트럼프는 나를 보곤 악수를 하며 내 가족까지 존중해 줬는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그렇게는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를 하듯 미국을 경영해야 한다”는 게 타이슨의 지지 이유다.

미국의 프로레슬링 스타 출신인 헐크 호건은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미국 프로 농구계를 휘저은 ‘악동’이면서 수차례 방북했던 데니스 로드먼은 트위터에 “트럼프와는 오랜 친구로, 우리에게 다른 정치인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에이즈에 감염된 뒤에도 문란한 성생활을 했던 ‘할리우드의 악동’ 찰리 쉰도 그의 지지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경선에서 클린턴의 방화벽인 흑인 유권자층을 일부 허물며 승리했던 버니 샌더스는 클린턴의 아성인 할리우드도 일부 뚫었다. 연기파 배우인 수전 서랜든, 미아 패로가 샌더스 지지를 선언했다. 수전 서랜든은 지난해 연말부터 샌더스의 유세 현장에 나타나 찬조 연설까지 하는 열렬 지지자로 변신했다. 영화 ‘헝거게임’의 남자 주인공 조시 허처슨도 지난 2월 샌더스 유세장에 깜짝 등장했다.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인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지난해 7월 샌더스를 지지하는 단체에 4만7300달러(5700만원)를 쾌척했다. 이후 이 단체가 샌더스의 이름을 파는 가짜 후원 단체로, 크레이그가 속았다는 논란이 일자 그는 “샌더스 의원의 출마를 돕는다고 알았기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버니가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대니 드비토와, 영화 ‘어벤저스’에 헐크로 출연했던 마크 러팔로도 샌더스 팬이다.

트럼프 대항마이자 강경 보수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동성 결혼을 반대했는데도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였다가 여성으로 성 전환한 케이틀린 제너가 그를 “진정한 헌법주의자”라며 지지했다. 제너는 지난 3일 성소수자 잡지에 “크루즈가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에게 다가서는 성전환자들의 대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가 성소수자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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