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충성해" 동네 후배들 야산으로 끌고가 폭행한 10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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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경찰서는 9일 자신들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네 후배들을 강제로 야산에 끌고 가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김모(19·무직)군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군 등은 지난해 12월 8일 오전 1시쯤 부산시 사상구 모라동 야산에 있는 한 사찰 앞 공터로 고교생 강모(17)군 등 동네 후배 2명을 차량에 태워 끌고 갔다. 이곳에서 김군 등은 “너희가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우리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서로 마주서서 번갈아 가며 뺨을 때려라”고 지시했다. 강군 등은 3~4차례 서로 뺨을 때리다가 “못하겠다”며 지시를 거부했다.

이에 김군 등은 “그럼 둘이 누가 이기는지 싸워봐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군 등이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자 화가 난 김군 등은 등산로 바닥에 있던 오물을 핥도록 강요했다. 강군 등이 또다시 거부하자 김군 등은 30여 분간 주먹과 발로 강군 등의 전신을 수십 차례 때렸다.

폭행이 끝난 뒤 김군 등은 “앞으로 거짓말하지 말고 지시를 잘 따르라”고 말한 뒤 강군 등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강군 등은 다음날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군은 “집에서 나갈 일이 있어 강군 등에게 오토바이로 태우러 올 것을 요구했는데, 다른 동네에 있어 어렵다며 거부했다. 그런데 3시간 뒤 동네 PC방에 강군 등이 있는 것을 보고 화가났다”며 “앞으로 충성하라는 의미에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동네 당구장 등에서 만나 선·후배 사이로 지내왔다”며 “평소 김군 등은 피해자들에게 라면을 사오라거나 오토바이로 데리러 오라는 등 잔심부름도 시켰다”고 말했다.

부산=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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