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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 참극…고속도로 청소 인부 4명 죽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속도로 갓길에서 청소를 하던 일용직 인부 4명이 트럭에 치여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고속도로 졸음운전이 부른 참극이었다.

사고는 7일 오후 2시40분쯤 경북 청도군 청도읍 유호리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부산 방면 54.7㎞ 지점에서 발생했다. 남모(50)씨가 운전하던 14t 음료수 적재 트럭이 청소를 위해 편도 2차선 갓길에서 서행중이던 박모(62)씨의 2.5t 트럭 뒷부분을 추돌했다. 이 충격으로 박씨의 청소 트럭이 앞으로 밀려나가면서 앞 쪽에서 청소 중이던 우모(56)씨 등 인부 4명을 덮쳤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청소 차량 뒤로는 모두 4대의 차량이 더 있었다. '사인카'로 불리는 안전차량 2대와 살수차, 노면 청소차 등이다. 사고 트럭은 이 4대의 차량을 지나쳐 제일 앞에서 서행하던 박씨의 청소 트럭을 들이받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갓길에 차량이 바짝 붙어 있었고 안전 차량까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고속도로 안전 규정상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 트럭 운전자 박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 이상은 없는 상태다.

숨진 인부 4명은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청소 협력업체 직원들로 확인됐다. 4명 모두 경남 밀양에 집을 둔 상시 일용직 신분의 근로자들이었다. 협력업체의 한 간부는 "26명의 근로자들이 고속도로 일을 대신 하는데, 이중 4명이 갑자기 세상을 등졌다. 4명 중 2명은 결혼해 가족의 생계를 챙기는 재미로 산다고 그랬는데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사고 트럭 운전자 남씨는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음주 측정을 했으나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서 "나도 모르게 깜빡 졸았다. 이날 오전 5시 부산에서 경기도 여주를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내려오는 길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고 책임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업체 관계자들의 진술을 받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청도=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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