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 "오승환 사랑할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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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사진 중앙포토]

'파이널 보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오승환은 6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시즌 MLB 시범경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1과3분의1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0-2로 뒤진 3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포수 브라이언 페나와 함께 호흡을 맞춘 오승환은 우타자 제이콥 테일러 리얼무토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불을 껐다. 오승환은 하위타순으로 이어진 4회에도 특유의 무표정으로 묵직한 공을 던졌다. 7번 저스틴 맥스웰을 2볼-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공으로 2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어 8번 토미 메디카는 공격적인 투구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은 후 좌익수 뜬공으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9번 로버트 안디노도 2스트라이크 이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오승환은 경기 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내 투구에 굉장히 만족한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잘 던졌고 공의 무브먼트 역시 좋았다"며 "그래도 아직 결과에 대해 큰 의미는 두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은 투구 밸런스를 찾는 중"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오승환의 퍼펙트 피칭에 깊은 인상을 받은 이는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이었다.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은 잘 던졌다.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없었고 본인이 원하는 공을 던졌으며 구속에 변화도 줬다. 공 무브먼트도 인상적이었다"며 "오승환은 그렇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계속 이렇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간다면 우리는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서니 감독의 극찬에도 오승환은 "한 경기로 흥분할 필요없다. 나는 한 단계 한 단계씩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는 마이애미를 상대로 3회 2점을 내줬지만 오승환의 등판으로 불을 끈 뒤 이어 나온 투수들이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7회와 8회 각각 1점, 2점을 뽑아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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