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이 달라졌어요'…불만 사항 개선하고 새단장

중앙일보

입력

 
대한민국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고척돔)이 다시 태어난다. 지난해 11월 공식 개장한 고척돔은 지금까지 혹평에 시달렸다. 외관을 보고 탄성을 질렀던 야구팬들도 정작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는 눈살을 찌푸렸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좌석, 그라운드를 가리는 펜스, 경기 상황을 알아보기 힘든 조그만 전광판 탓이다. 관중들의 쾌적한 관람이 어려워 보였고, 선수들도 불만을 터뜨렸다. 지붕 없는 더그아웃에 지하에 있는 불펜, 눈부신 조명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고척돔을 운영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은 불만 사항을 꼼꼼히 수집했다. 그리고 다른 8개 구장을 여러 번 방문한 뒤 야구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 개선안을 마련했다. 3일 기자가 방문한 고척돔은 내부 공사가 70% 정도 진행돼 있었다. 7억원을 투입한 내부 공사는 오는 13일 마무리된다. 새 단장을 마친 고척돔에서는 15일 넥센-SK의 시범경기가 열린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무엇보다도 '기저귀 좌석'부터 없앴다. 지난해 11월 개장 당시 내·외야의 상당수 좌석은 일렬로 31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여기에 앉으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왕래를 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일부 팬들은 기저귀를 차야 할 형편이라는 뜻에서 '기저귀 좌석'이라고 비판했다. 지금은 한 열당 3개 좌석을 철거해 통로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좌석이 1만 8000석에서 1만 6800석으로 1200개가 줄어들었다.

3.5.m높이의 내야 그물망도 교체할 예정이다. 관중석으로 타구가 날아가면 부상의 위험성이 크다. 그래서 시설관리공단 측은 시범경기 전까지 8m 높이의 그물망을 새로 설치할 계획이다. 관중의 시야를 가렸던 세로 창살 펜스는 가로 와이어로 이미 교체했다.

환기 문제도 개선했다. 소음 걱정 때문에 닫았던 상부 배기창을 열기로 했다. 지난해 말 콘서트 때 측정한 결과 배기창을 열어도 소음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그아웃에는 다른 구장처럼 지붕을 만들었다. 선수들이 파울 타구에 맞을 위험이 줄어들었고, 관중석에서 날아드는 이물질도 막을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이 가장 많이 지적했던 '지하 불펜'은 일부 보강공사를 했다. 구조상 불펜 위치를 바꿀 수는 없어 계단 바닥에 고무판을 깔았다. 계단 양측에는 핸드레일을 설치했고, 조명을 추가해 미끄러짐을 방지했다. 또한 불펜과 더그아웃에 카메라와 모니터·인터폰을 설치해 원활한 경기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이 40여 일간 보완 공사를 진행했지만 문제점이 모두 해결된 건 아니다. 고척돔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전광판(가로 22.40m·세로 7.68m)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서울시설관리공단 돔경기장 운영처 양윤식 시설팀장은 "큰 전광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전광판 교체는 시간을 두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장이 밝은 색이어서 선수들이 뜬공 수비를 하기 어렵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양 팀장은 "지붕막의 색상은 옅은 황토색이다. 야간경기에서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천장과 야구공을 식별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주간경기엔 햇빛이 투과돼 시야를 하얗게 만든다. 다소 불편할 수 있는데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공사가 한창이다. 136억원을 들여 새로 만든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서쪽 출입구가 이달말 완공될 예정이다. 역사에서 고척돔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20분에서 5분으로 줄어들게 됐다. 김명진 운영팀장은 "국내 최초 돔야구장인 고척돔에 야구팬들의 기대가 큰 것을 잘 알고 있다.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넥센 구단과 함께 개선해야 할 점을 앞으로도 계속 고쳐나가겠다" 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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