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식' 민생탐방…지하철 옆자리에 앉아 "안녕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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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만난 시민과 사진을 찍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박선숙 사무총장이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아휴, 텔레비전에서보다 훨씬 미남이시고 실물이 더 젊으시네"
(지하철에서 만난 시민)

텔레비전에서는 늙어 보이는 사진만 쓰더라고요(웃음)"
(안철수 대표)

시민들은 2일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에 나타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신기한듯 쳐다봤다. 같이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날(1일) SNS를 이용한 동영상 생중계에서 "여의도에 직장인을 만나러 간다"고 했던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마포역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여의도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박선숙 사무총장이 동행했다.

 지하철을 탄 안 대표는 빈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그리고는 옆에 앉은 시민에게 "안녕하세요", "어디 가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동행한 취재진이 "저쪽 시민들에게도 인사 해달라"고 요청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열차 반량 정도 이동했다. 안 대표는 줄곧 "방해드려서 죄송하다"면서도 "사진을 찍어달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흔쾌히 응했다.

여의도에 도착한 안 대표는 여의도종합상가로 향했다. 식사를 하던 직장인들은 식당 유리창 너머로 안 대표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었다. 안 대표는 웃으며 식당 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나눴다. 예약돼 있던 식당에서는 당 관계자들과 30분만에 조용히 식사를 마쳤다. 안 대표측은 "요란하게 하는 것보다 시민들 속으로 자연스럽게 젖어 들어가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며 "식당 주인이나 다른 손님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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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관계자들과 점심 식사를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시민들의 '사진 공세'에 시달리며 유명세를 확인하기도 했지만, 직장인 5명과의 현장 간담회에선 '쓴 소리'를 들었다. 안 대표가 "직장생활 하면서 힘든 점, 사회가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들을 소소한 것들까지 말씀해려 달라"고 하자 금융업에 종사한다는 한 직장인은 "말씀드리면 바꿔주시나"라고 받아쳤다.

다른 직장인은 "국민의당의 정체성이 애매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성장은 해야 하지만 분배까지 이뤄지기 위해선 정교한 제도가 필요하다. 입법을 통해 차별화된 방향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대중들은 '정책을 내놓으라'고 하면서도 (정작) 정책이 나오면 별로 관심을 안 두신다. 그런 것들이 저희들의 요즘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를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전민진(45·남)씨는 "바쁜 일정을 쪼개 시민들을 만나러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박지윤(28·여)씨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방식은 좋지만, 만났다는 사실이 소통 그 자체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가영 기자 park.ga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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