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사드배치 공동실무단 약정체결 발표 30분전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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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운용 개념도. 미군이 2013년 9월 10일 하와이 인근 섬에서 실시한 사드의 요격용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 [사진 제공=미 국방부 미사일 방어국][자료제공=록히드마틴, 레이시온]

한미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위한 한미간 실무협의단 약정(TOR) 체결을 연기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당초 오늘(23일) TOR 체결 사실을 공식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며 "하루나 이틀 정도가 지연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그러나 연기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조율할 부분이 남아서 하루나 이틀정도 약정체결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며 "(연기 이유는)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만 했다. 지속적인 요청에도 "파악해서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되풀이했다.

국방부는 당초 이날 10시 30분 약정체결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오전 11시부터 보도를 해달라며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하기도 했다. 통상 공식 발표 하루전 발표자료 준비를 마쳤던 국방부임을 고려하면 발표직전 "최종 조율 부분이 남았다"는 이유로 연기를 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방부는 한미간 협의가 거의 끝났고 지난주초 TOR서명을 하고, 실무협의단이 운영될 것이라고 얘기해 왔으나 열흘 가까이 늦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간에 사드배치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약정은 실무단의 운영방식이나 구성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한미간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비공식적 협의가 진행돼 왔기에 사드 배치 대수나 시기, 장소 등을 놓고 의견이 생겼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앞두고 중국 눈치보기나 압박용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관영언론들을 동원해 사드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등 강력한 반발을 하고 있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어 약정을 강행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중국과의 협의를 앞둔 미국이 일방적으로 연기를 요청해 왔다는 얘기도 있다.

다음은 사드 배치 연기와 관련한 질문과 문상균 대변인의 대답.

- 갑자기 사드 논의 약정 연기했나. 경위부터.
“지금 관련 약정을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마지막으로 조율할 내용이 있어서 하루나 이틀뒤 체결될 것”

- 위에서 그러라고 하면 전하기만 하면 되나
“협의된 내용을 전달받았기에 사전에 알려드린 것. 임박해서 통보를 받아서 지금시점서 알려드리는 것”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중국에 간다. 담판인데 결과를 지켜보고 진도를 나가려는것?
“유엔 차원에서 이뤄지는 대북제재와 한미 동맹 차원에서 이뤄지는 사드배치는 별개의 사안이다”

- 대변인이 지금 통보를 받았다는 것인가. 아니면 정책실에서 지금 그렇게 결정을 한 것인지.
“본래는 오늘 체결할 예정이었다는 약정이 조율이 피룡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알려드린 것이다”

- 지금 이 시점에서 결정을 했다는 것인가?
“오늘 체결이 어렵다는 내용을 통보를 받은 것이다”

- 원래는 11시 체결이었나?
“금일 중 체결된다는 내용으로 11시 보도될 수 있도록 사전에 공지한 것이다”

- 약정 체결은 한국서 하나?
“그렇다”

- 어제 통보한 것은 모든 준비 끝났다는 것인가?
“마무리 단계였다”

- 될 것이라고 정부가 섣부르게 하나. '될 것 같은 걸 가지고 될 것이다'고 발표를 하나.
“그렇게 판단을 했었는데 추가적으로 조율할 내용이 발생해 하루나 이틀 정도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 사드가 그렇게 단순하나. 될 것 같으면...
“충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나중에 추가로 설명해 드리겠다”

- 한미가 같이 11시에 하기로 한 것인가?
“한미가 공동으로 하는 부분이기에 한미가 협의를 한다”

- 미국 쪽에서 연기 요청이 왔다고 들었다.
“연기 요청이 왔다는 부분은 알고 있지 못하다."

- 모르고 있다는 건가?
"알지 못한다"

- 미국이 유엔 제재 결의안 때문에 연기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확인해 달라. 하루이틀이라고 했는데 더 걸릴 가능성은. 하루이틀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이해하시면 된다. 하루 이틀 내에 최종 조율 될 것"

- 새로운 이슈가 나왔나?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 사드는 중국용인지, 북한용인지?
"북한용이다"

- 그런데 왜 연기하나?
"..."

- 사드는 단순한 부분이 아니라고 했는데 발표 한시간도 안남기고 발표를 연기할 만큼 복잡하지는 않다. 나올 건 다 나왔다. 북한용이면 주변국 눈치 볼 필요 없지 않나. 사드는 자주권이라고 했다. 왕이가 방미하는 상황과 맞물려 연기하는 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주변국 용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

- 새로운 이슈가 나온것 같지 않은데 최종 조율할 부분이 뭔지?
"그 부분에 대해선 추가로 확인해서 알려드릴 수 있으면 알려드리겠다"

- 정책실장 내려 와서 설명해야 한다
"TTX참가차 미국 출장을 가게 된다"

- 출장 언제 가나?
“오늘 출발한다”

- 약정 체결을 한시간도 안 남긴 상황서 발표한 건 중요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봐도 되나?
“한미간에 이견이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원만하게 조율하고 있다”

- 하루나 이틀 못박아 말하는 것은 시기를 내일이나 모레로 정해놓고 상황을 보는 것 아닌가. 하루 이틀을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는?
“마무리 단계에 있기 대문에 하루나 이틀이면 충분히 조율될 것 같아서”

- 로버트 룬트버그가 TTX에 참석한다. 다 TTX가는데 최종 조율은 누가 하나?
“단장은 정책기획관이 한다”

- 미측 대표도 없지 않나?
“여러가지 수단이 있어 미국 간다고 의사소통 안되는 건 아니다”

- 외교안보라인 엇박자다. 국방부의 바람일수도 있는데 외교안보라인간에 조율해야 하고 미측과도 조율해야 하는데 국방부의 바람인지, 더 연기될 수 있는 것인지. 책임있는 답변해달라.
“실무단의 판단을 전해드리는 것이다”

- 하루전에 ‘내일이면 발표할 수 있다’고 했다. 남아있는게 얼마나 중요하길래 발표를 연기하나. 어려운 문제인가. 중요한 사안이 걸려서 연기할 정도면 하루이틀만에 그게 되나. 누가 믿나. 시간끌기용 아닌가. 이미 협의 다 끝내놓고 어느타이밍에 출범시키느냐가 중요해서 그런것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실무선에서 여러가지 마지막 조율을 하고 약정체결을 하는데 있어 한미간 합의를 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실무진에서 그렇게 판단했다”

- 약정체결에 들어가는게 그렇게 민감한게 아니지 않나.
“추후에 설명을 하겠다 계속 같은 질문이 반복되는데 나중에 충분히 설명하겠다”

- 누가 판단했나?
“한미가 공동으로 판단했다.”

- 누가 제안?
“알려줄 수 있으면 알려주겠다”

- 공동실무단 첫 회의가 언제인가?
“약정이 체결되면 조속한 시일내에 개최될 것”

- 미국 측의 요청으로 논의되는데 미국 측의 요청으로 철회하면 백지화된다. 미국 의지는?
“주한미군측에서 먼저 사드배치 하겠다고 요청했으니 철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 약정 체결되면 회의 열린다고 했는데 언제쯤 진행되나.
“가능한 빠른 시일에 열릴 것이다.”

- 다음주라고 생각해도 되나?
“이번 주 약정 체결되면 다음주 개최될 수 있을 것. 궁금한 사항 많겠지만 유사한 질문이 이어지니 나중에 설명하겠다. 실무단은 직접 만난다는 개념이 아니라 전화통화를 한다거나 계속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 중국 국방부가 공식 의견을 개진한 적이 있나?
“중국 외교부 등 공식입장 외엔 없다. 외교부에서 발표한 내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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