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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난국’ 타개…유망산업 설비 수입 관세 낮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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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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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정부가 바이오·헬스 등 수출 유망산업 설비에 대한 수입 관세를 낮춘다.

유일호 “수출 부진, 경제에 큰 위협”
할당관세 적용 가격 경쟁력 확보
세관 20곳에 테러전담팀 설치도

기업이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한 원산지 증명 발급 절차는 간소화해 FTA 활용도를 높인다. ‘위협요소’(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난국’(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관세 정책의 초점을 ‘수출 회복’에 맞췄다.

 관세청은 22일 ‘전국 세관장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확정했다. 관세청은 수출 지원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지난해에는 2011~2014년 이어온 ‘세수 펑크’의 고리를 끊고자 세수 확보를 중점 과제로 삼았으나 올해는 수출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둔다.

이 자리에서 유 부총리는 “수출 부진이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소”라며 “수출을 올해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년 내내 뒷걸음질친 수출은 올해 감소폭을 더 키우고 있다.

1월에 이어 이달에도 ‘두자릿수’ 하락 가능성이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21억6000만 달러(약 27조34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줄었다.

주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 수출 상황을 ‘난국’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수출 지원 체계를 전면 혁신해 이 난국을 대응하겠다”며 “주력 수출 품목은 새로운 시장과 품목을 찾아 수출 낙폭을 줄이고, 화장품이나 고급소비재·농식품은 마케팅을 집중지원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50년 만에 수출 패러다임을 바꿀 때”라며 “대기업 위주에서 수출 저변을 넓히고 자본재·중간재뿐 아니라 고급 소비재, 농식품, 콘텐트 등 (수출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바이오·헬스 및 소재부품 산업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낮춰 주는 제도다. 이들 산업에 쓰이는 기계·설비에 대한 수입 관세를 깎아줘 가격경쟁력 확보를 돕겠다는 의미다.

또 수출 기업의 원산지 증명서 발급 및 제출 절차를 간소화해 기업의 FTA 활용을 돕는다. 역직구(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출) 제품이 정식 통관절차를 거쳤음을 증명하는 ‘통관인증제’도 도입한다. 역직구 수출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내수 진작을 위해서는 올해 14개 시도에 들어설 ‘규제 프리존’에 면세점 신설을 허용한다.

 아울러 관세청은 전 세계적인 테러 위협에 대응해 세관 20곳에 테러전담팀을 설치하고 파키스탄, 소말리아와 같은 테러 우범국에서 출발해 국내로 오는 항공기·선박에 대해 여행자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 또 이슬람식 지급체계인 하왈라를 통한 ‘환치기(무등록 외국환 업무)’ 및 무역거래를 가장한 비밀자금 이동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한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정부는 방심하지 않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영향 최소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의 급격한 변화가 있으면 신속·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외환시장에 대한 구두 개입 메시지도 밝혔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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