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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날한시 ‘떼 주총’…3월 11·18·25일에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기업들이 한날 한시에 무더기로 주주총회를 여는 ‘떼 주총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주총 일정을 공시한 상장사 287곳 중 3월 11일·18·25일에 주총을 여는 곳은 무려 193곳(67%)이다. 세 날짜는 모두 3월 중하순의 금요일이다.

3월 11일에는 삼성전자·삼성생명을 비롯한 삼성계열사 약 10곳이 오전 9시에 일제히 주총을 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이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이 주총을 소집할 예정이다. 18일엔 LG화학, LG생활건강, LG상사 등 LG그룹 계열사가 주총을 연다. 이날은 네이버, SK텔레콤, GS건설, 농심 등도 주주총회가 열린다. 25일엔 셀트리온, NHN엔터테인먼트, LS, 엔씨소프트 등의 주총이 열린다.

그동안 3월 중하순 금요일은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로 불려왔다. 매년 주요 상장사들이 이날 정기 주총을 몰아서 개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주총 날짜가 몰려있으면 주주들이 물리·시간적 제약으로 각사의 주총에 참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건을 쉽게 통과시키려는 기업의 편의주의 때문이란 문제제기가 꾸준히 나왔다.

소액주주들이 주총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 역시 대형 상장사들은 도입에 미적거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106개사(코스피 33개·코스닥 73개)가 전자투표 이용 계약을 마쳤다. 현재까지 대형 상장사 가운데엔 한국전력, 신한지주, 두산인프라코어, 아시아나항공, 카카오, 대우인터내셔널 정도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 팀장은 “주주총회의 쏠림 현상은 기업지배구조 등 중요한 안건을 깊이 있게 논의하기 어렵다”며 “대만이 일정 기간 주주총회를 열 수 있는 기업 수를 쿼터제 형식으로 정하는 것처럼 날짜를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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