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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코비...마지막 올스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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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가 블로그에 올린 은퇴편지 첫 화면.

코비, 코비”

15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에어캐나다센터’에 코비 브라이언트(38·LA레이커스)가 등장했다. 올스타전에서 유니폼을 입은 그의 마지막 모습이다.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강추위를 뚫고 찾아온 3만명이 넘는 관중은 일제히 기립하며 그의 이름을 외쳤다.

중앙일보가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NBA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가운데 이날 열린 2016 미국 프로농구(NBA) 올스타전은 브라이언트를 위한 무대였다. 1996년 데뷔 이후 통산 득점 3위·정규리그 MVP 1회·우승 5회 등 수많은 업적을 남긴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20번째 시즌인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자연히 이번 올스타전이 18번째이자 마지막 참가다. 그는 데뷔 시즌인 1997년과 NBA선수들의 파업에 따른 직장 폐쇄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은 1999년을 제외하고 매해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65년 NBA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이외 지역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런 사실보다는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무대에 초점이 모아졌다.

이날 에어캐나다센터에는 토론토 연고 구단인 랩터스의 유니폼보다 브라이언트가 속한 LA레이커스가 새겨진 옷을 입은 관중이 더 많았다. 앞서 1월에 팬들은 올해 성적이 좋지 않은 브라이언트를 현재 NBA 최고 선수로 꼽히는 스테판 커리(28·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대신 올스타 팬투표 1위에 올려 놓으며 그의 환송길에 ‘레드 카펫’을 이미 깔아놓았다. 경기 직전까지 온통 관심사도 브라이언트였다.

14일 기자회견을 가진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는 “브라이언트가 NBA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명이었다는데 이견이 없다”며 “특히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브라이언트는 글로벌 시장에 끼진 영향력이 매우 컸다”고 평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3)은 같은날 ‘에어 조던’ 농구화 세트 30켤레를 선물하기도 했다.

게임 시작에 앞서 경기장에는 브라이언트가 20년간 NBA에서 활약한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상영 이후 NBA의 또 다른 전설적인 스타 매직 존슨(57)은 “브라이언트는 20시즌간 18번 올스타전에 출전하며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며 브라이언트를 소개했다. 브라이언트는 “사랑하는 농구를 하면서 NBA에서 인생의 절반 이상을 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운이 좋았다”고 화답했다.

르브론 제임스(32·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점프볼을 하며 경기 시작을 알린 그는 약 26분간 출전했다. 그가 공을 잡기만 해도 환호성이 이어졌다. 그의 전매 특허인 ‘턴 어라운드 점프슛’ 도 수차례 선보였다. 수비수를 등진 뒤 공중에서 한바퀴 돌아 슛을 쏘는 고난도 기술이다. 10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한 브라이언트는 마지막 4쿼터 1분 6초를 남기고 경기장을 나갔다. 선수와 관중 모두 기립박수를 보내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기에서는 브라이언트가 속한 서부팀이 동부팀을 196-173으로 꺾었다. 31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서부팀을 승리로 이끈 러셀 웨스트부룩(28·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 MVP를 거머쥐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영예다. 그 역시 소감으로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경기에 나와서 기쁘고 이겨서 더 좋다”고 말했다.

토론토(캐나다)=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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