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감산 기대에 국제유가 급등… WTI 하루만에 12.3%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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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23달러(12.3%) 오른 배럴당 29.44달러에 거래됐다. 7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 상승분으로 유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장을 끝내고 나흘간의 낙폭도 만회했다.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2.73달러(9.1%) 상승한 배럴당 32.79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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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하락하던 유가가 급등한 것은 산유국들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수하일 알 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장관이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들이 공조해 원유를 감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원유 감산에 동의하지 않았던 국가도 생산량을 줄이는 데 합의했다는 뜻으로 풀이돼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계속된 저유가 상황을 버티지 못한 미국의 원유 생산 업체들이 채굴을 줄이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의 원유서비스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채굴 장비 수는 8주 연속 감소했다. 원유 채굴장비는 이번주에만 28개 줄어 439개가 남았다.

이달 초 세계 2위 정유업체인 로얄더치셸그룹도 원유와 가스 개발 계획을 14억배럴 줄였다고 밝혔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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