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게릴라식 대북방송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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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 촬영한 북한군의 같은 대남확성기. 강정현 기자

핵과 미사일로 군사적 위협을 끌어올리는 북한에 대해 정부 당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일단 군 당국은 10일부터 전방지역에 이동식 확성기 투입을 늘렸다. 국방부는 지난달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대북 방송을 재개한 데 이어, 지난 7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이동식 확성기를 추가로 배치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의 내용을 주민들이 들을 수 없도록 자체 확성기를 가동하는 등 민감해 하고 있다"며 "지난해와 같이 대외적으로 반발하지는 않지만 아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방 10여곳에 배치된 고정식외에 이동식 확성기 방송을 통해 게릴라식 대북 방송을 이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오후 국회 국방위에서 대북확성기 방송 시간을 늘리고, 이동식 방송시설을 투입하겠다고 예고했다. 군이 차량에 고성능 스피커를 장착한 이동식 확성기를 투입키로 한데는 고정식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북한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군 관계자는 "이동식 확성기는 고정식 확성기 보다 출력이 뛰어날뿐 아니라 북한군이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기습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다"며 "북한이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비무장지대 포격이 있었던 지난해 8월에 이어 6개월만에 전방지역의 군사적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대비태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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