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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신인 박소담, ‘캣츠걸’ 차지연 누굴 볼까 고민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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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6일)과 대체휴일(10일)까지 고려하면 이번 설 연휴는 5일이나 된다. 가족 단위의 놀이도 좋지만, 시간을 내서 근사한 공연 한편 보는 건 어떨까. 여느 때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가 적지 않다. ‘1+1 할인(한 장 사면 한 장 더 주는 것)’이나 설 특별 할인도 있는 만큼 주머니 사정으로 망설였다면 좋은 기회가 될 터. 설 연휴 볼 만한 공연을 골라봤다.

가족끼리 즐길 만한 공연

연극 ‘렛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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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최근 서울 대학로엔 값싼 1만원대 연극이 넘친다. 내용도 로맨틱코미디 일변도며 신작은 좀체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 풍토에서 연극 ‘렛미인’은 돌연변이다. 우선 제작비가 10억원이나 된다. 장르도 뱀파이어가 주인공인 스릴러물이다. 팝콘처럼 한 입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 딱히 흥행을 보장할 만한 요소가 없음에도 과감한 도전을 택한 제작사(신시컴퍼니)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연출은 ‘원스’의 존 티파니다. 현대 연극의 정수라고 할 만큼 시각적·청각적 요소로 충만하다. 울창한 자작나무 숲은 쓸쓸함과 신비로움을 선사하고, 속도감 있는 무대 전환은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며, 가끔씩 내면을 엿보는 듯한 음악은 아련한 정서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막판 등장하는 2m 높이의 수조와 그 안에서 허우적대는 배우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객석을 압도한다. 충무로 괴물신인 박소담의 연극 데뷔로도 화제였다. 박소담은 기대만큼 독특한 화술로 존재감을 보인다. 3각 관계의 멜로라인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연극을 좋아하는 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수작이다.

시간 6일 오후 3시·7시30분, 7일 오후 2시·6시30분, 9·10일 오후 3시(8일 공연 없음) 장소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가격 R석 7만원(1+1) 문의 02-577-1987.

뮤지컬 ‘레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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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가 원작이다. 2013년 국내 초연 이후 어느새 세 번째 무대다. 매번 유료 점유율 90%를 웃돌았다. 서스펜스의 긴박한 극적 재미와 폭발적인 가창력이 주는 시원함이 한국 관객의 입맛에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조연이지만 극의 중심을 잡는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에선 키 플레이어다. 초연 때부터 댄버스 부인역에 캐스팅됐던 옥주현이 이번엔 빠졌다. 대신 신영숙·차지연·장은아 등이 빈자리를 메운다. 품위와 죄책감이라는 이중적인 성격을 묘사하는 막심 역엔 류정한·민영기·엄기준·송창의 등 국내 실력파 뮤지컬 남성 배우가 총출동한다.

시간 6·7·9·10일 오후 3시·7시(8일 공연 없음) 장소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가격 설 연휴 전 등급 20% 할인(6만∼14만원) 문의 02-6391-6333.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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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어린이 청소년의 필독서인 『마당을 나온 암탉』이 가족음악극으로 찾아온다. 국립국악원과 극단 민들레가 함께 선보이는 음악극은 한국적 정서를 충분히 살렸다. 양계장에 갇혀 알만 낳다가 버려질 운명을 거부하고 마당을 나와 홀로 삶을 개척하며 알을 품는 암탉 이야기다. 늙은 개, 족제비, 청둥오리 등 다양한 동물 군상을 통해 모성애와 정체성 등 인생사의 다층적 고민을 펼쳐 보인다. 1996년 창단한 극단 민들레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공연을 다수 시도했다. 국립국악원 10인조 국악단의 라이브 연주도 생생하다. 배우 방주란이 주인공 잎싹 역을 맡았다.

시간 6일 오후 1시, 8일 오후 4시, 9일 오전 11시·오후 4시, 10일 오후 4시(7일 공연 없음) 장소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가격 S석 3만2000원, A석 2만4000원(1+1) 문의 02-580-3300.

최민우 기자, 류태형 객원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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