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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사기꾼, 인간 돕는 로봇, 좌충우돌 팬더 ‘날 좀 보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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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 연휴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유쾌한 영화들이 관객을 찾는다. 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와 꽃미남 사기꾼의 기상천외한 감옥탈출 작전을 그린 범죄 코미디 ‘검사외전’(이일형 감독), 쿵푸하는 팬더 포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그린 가족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여인영, 알렉산드로 칼로니 감독),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와 그를 돕는 로봇의 교감을 그린 SF 가족드라마 ‘로봇, 소리’(이호재 감독) 등이다. 각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분석해봤다.

연휴 극장가 관객몰이 경쟁

강동원의 색다른 매력, ‘검사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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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

흥행 대세로 꼽히는 황정민과 강동원이 ‘검사외전’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악명높은 다혈질 검사 재욱(황정민)은 자신이 취조하던 피의자가 숨지자,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된다. 감옥에서 복수의 칼을 갈던 재욱은 5년 뒤, 자신이 누명을 쓰게 된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꽃미남 사기꾼 치원(강동원)을 우연히 만나 그를 감옥 밖 작전을 대행할 선수로 점찍는다. 재욱 덕분에 무혐의로 풀려난 치원은 재욱이 감옥에서 지시하는 작전을 수행해간다. 영화는 범죄물이지만, 오락영화의 성격이 강하다. 황정민이 깔아준 판 위에서 강동원이 춤을 추며,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강동원의 능청스러운 허세 연기와 막춤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겉과 속이 다른, 재욱의 상사 역을 맡은 이성민의 악역 연기 변신도 흥미롭다.

인간의 체온을 갖게 된 로봇, ‘로봇,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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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소리

‘검사외전’에서 악역을 맡은 이성민은 ‘로봇, 소리’에선 선한 아버지를 연기한다. 10년 전 잃어버린 딸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해관(이성민)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 ‘소리’를 우연히 만난다. ‘소리’의 도움으로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해관에게 ‘소리’는 로봇 이상의 존재로 다가온다. 미국의 첩보위성으로 정체가 드러난 ‘소리’를 회수하기 위해 미 당국과 국정원까지 따라붙으면서 이들의 여정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드라마 ‘미생’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이성민은 딸과 소통하지 못하는 완고한 중년남자의 모습과 딸을 잃고 폐인이 된 모습, 로봇에게 마음을 여는 인간적인 모습 등 다양한 면모를 그려낸다. ‘소리’의 목소리를 연기한 심은경은 로봇에 따뜻한 체온을 불어넣는다. 잊혀져가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를 모티브로 삼았다.

코믹과 액션, 둘 다 잡은 ‘쿵푸팬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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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쿵푸팬더’ 시리즈는 1편과 2편을 합쳐 973만명의 관객을 모은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이다. 5년 만에 돌아온 포의 매력은 여전하다. 포는 어느 날 우연히 어린 시절 헤어졌던 아빠 리와 만난다. 아빠를 따라 팬더들의 마을로 간 포는 자신처럼 여유롭고 흥이 넘치는 팬더들과 어울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모든 쿵푸 마스터를 제압한 악당 카이가 자신과 팬더 마을을 노리자, 포는 가족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팬더들에게 쿵푸를 전수한다. 철없던 쿵푸 고수 포가 역대 가장 강력한 악당의 위협에 맞서 책임감 강한 리더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액션은 전편보다 더욱 화려해졌고, 산골 마을에 모여사는 팬더들의 모습도 귀엽고 코믹하다. 시리즈의 터줏대감인 잭 블랙의 목소리 연기도 영화 전체에 유쾌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골라 보는 재미, 다양한 영화들

캐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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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은 2월 말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는 작품이다. 동성애가 법으로 처벌받던 195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중년 부인 캐롤(케이트 블란쳇)과 백화점 직원인 20대 여성 테레즈(루니 마라)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소금의 값』을 원작으로 했다. 이 영화로 루니 마라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벨벳 골드마인’ ‘파 프롬 헤븐’ 등을 연출한 걸출한 감독인 토드 헤인즈의 연출작이다.

갓즈 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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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이맘때쯤 유명을 달리한 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팬이었다면, 그의 유작 ‘갓즈 포켓’(존 슬래터리 감독)을 주목하자. 미키(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는 미국의 어느 가난한 동네에서 도둑질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남자다. 어느 날 그의 양아들이 갑작스레 죽는다. 미키는 아내 지니(크리스티나 헨드릭스)의 슬픔을 달래고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어째 일이 갈수록 꼬여만 간다. 인생의 아이러니와 부조리를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로,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좋은 작품이다.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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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 줄리엣 비노슈가 주연을 맡고 이탈리아의 피에로 메시나 감독이 연출한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영상미와 선명한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아들을 잃은 여자 안나(줄리엣 비노슈)가 아들의 여자친구 잔(루 드 라쥬)을 만나,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숨기며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대사가 많지 않고, 드라마틱한 사건이 없음에도 그 여백을 꽉 채우는 줄리엣 비노슈의 아우라가 빛난다. 아름다운 결말을 놓치지 말 것.

세기의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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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매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1972년, 미국의 체스 천재 바비 피셔(토비 맥과이어)와 체스 최강국인 러시아의 대표 선수 보리스 스파스키(리브 슈라이버)가 맞붙은 대결을 중심으로 했다. 당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두 천재의 대결은 체스 역사상 가장 극적인 것으로 꼽힌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라스트 사무라이’ 등을 연출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 연출했다. 토비 맥과이어는 편집증을 앓고 있는 피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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