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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량은 늘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일듯"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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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화기자] 최근 2년간 주택 가격·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세물건 부족으로 전셋값이 치솟자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발길을 돌린 덕이다.

정부도 청약제도 개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시중금리를 연 1.5%까지 인하시켰다. 때문에 은행이자 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변수들이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2016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신한은행 자산관리부가 분석한 자료를 소개한다.

주택 거래량 증가, 상승폭은 제한

지난해 말 주택 거래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0월 11일 발표한 '전국 주택 거래량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9월 전국 주택 매매건수는 8만615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0.6%, 전월대비 8.5% 하락했다. 서울·수도권은 4만593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6.8% 올랐으나 전월 대비 7.9% 감소했다.

그러나 2015년 1월부터 9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전국 90만173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4% 증가했다. 수도권은 46만287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월별 거래량과 누적 거래량 모두 최근 3년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해 7월엔 2006년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주택이 거래되기도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 아파트는 총 7491건(20일기준), 일평균 374.5건 거래됐다. 거래량이 주춤했던 9월 일평균 거래량 304건에 비해 70건 이상 늘고 있어 연말에는 전국 주택 거래량 120만 건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주택 가격은 거래량 상승 추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5년 9월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33%, 전년 말 대비 2.7% 상승했다.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41.8%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거래량이 증가하면 주택 가격도 비례해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012년부터 거래량과 가격의 상관관계가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2016년에도 이와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주택시장의 수요자들이 바뀌고 있어서다. 과거의 주택 구입자 중 상당수가 자본이득을 목적으로 구입하는 투자자였다면 최근 주택 구입자들은 실거주 목적을 지닌 실수요자들이다.

실수요자들은 주택을 자산 증식 수단이 아닌 거주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합리적인 금액이 아니라면 매입을 서두르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단기간 주택 가격 급등에 필요한 추격매수가 일어날 확률이 적어 주택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주택시장 활황기를 경험했던 주택 소유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주택을 활용해 과거처럼 높은 자본이득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전세를 낀 아파트 보유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 하에 실거주 목적 1가구를 뺀 나머지 주택은 매각하거나 반전세·월세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즉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인식의 변화가 주택 거래량 상승이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월세 시장 가속화

올해 임대 주택 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 주택시장에만 존재하고 있는 전세시장이 축소되고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월세 거래는 2012년 12만2450건, 2013년 14만6267건, 2014년 16만2600건 등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2015년 1월부터 10월 초까지의 서울에서 14만3018건의 월세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전국 평균 70%를 넘어서고 있다. 이 탓에 소득이 받쳐주거나 자본력이 있는 전세입자들은 매매로 전환하거나 전세금을 올려주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임차인들은 반 전세나 월세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가계 주거비 지출 상승 추세도 월세 가속화의 근거로 들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 24일 발표한 ‘가계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4~6월 가계의 실제 주거비(월세) 지출은 월 7만3900원으로 주거비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4년 같은 기간보다 21.8% 올랐다.

평균 주거비가 올랐다는 것은 월세로 전환한 가구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전체 가구 중 월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18.6%에서 지난해 21.8%로 상승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 전국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5.8%로 전년 동월 대비 6.6%p 증가했다.

2015년 4월 이후 전월세 거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을 미뤄 봤을 때 2016년엔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임대 사업자 증가

정부가 민간주택임대업 활성화를 통해 전월세 시장을 안정화시키려는 방침과 맞물려 주택임대 사업자가 증가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정부는 1주택으로도 주택임대 사업자를 낼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여기에 주택임대 사업자에게 취득세?재산세?소득세 감면뿐만 아니라 양도세와 관련된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늘려주는 등 각종 혜택을 부여했다.

이러한 혜택 등으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지자체에 등록된 민간임대 사업자는 건설임대 1만164명(건축법허가자), 매입 임대 9만1598명, 준공공 임대 126명 등 총 10만188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대비 30% 가량 증가하는 수치이며 최근 2년 새 2배 정도 늘었다.

최근 발표된 2015년 세재 개편안에서 주택임대 사업자에 대한 혜택의 폭이 훨씬 높아졌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매입 임대의 경우 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폭이 기존 20%에서 30%로, 준공공 임대의 경우 50%에서 75%로 늘어났다.

매입 임대의 경우 임대 사업자 등록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의무 임대 기간이 5년에서 4년으로 줄고, 준공공 임대의 장기보유 특별공제율이 10년 유지 시 60%에서 70%로 늘어나는 등 혜택이 풍부해졌다.

정부는 오는 2017년부터 주택임대 사업자 등록을 한 사업자에게만 임대 소득 2000만원까지 분리과세(세율 14%)를 적용할 방침이다. 반면 주택임대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임대소득이 발생하는 다주택자에게는 금액에 상관없이 종합과세를 할 예정임에 따라 내년부터 민간주택임대 사업자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인기 지속될 전망

2015년 상반기 LH 단지 내 상가의 평균 낙찰가율은 21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86%) 대비 26%p 높은 것이며, 2010년 102%에 비해 2배 가까이 뛴 수치이다. 총 16개 단지의 101개 점포가 공급되었고 모두 유찰 없이 분양이 완료되는 등 과거에 비해 LH단지 내 상가 입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상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가투자 인기 원인 중 하나로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들 수 있다. 과거처럼 주택시장에서 높은 자본이득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은 보유주택을 매각해 생긴 자금으로 안정적 현금 흐름을 얻을 수 있는 상가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올해 주택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가시장 참여자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도 상가 투자 인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저금리로 정기예금 등 금융상품의 투자수익률이 낮아졌고, 낮은 대출금리로 인해 금액대가 다소 높은 상가투자의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된다면 상가투자 열기가 주춤해 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일본의 수출 급락, 유럽의 물가 전망치 하향 등 세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도 좋지 않기 때문에 연내 인상 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3년에 걸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016년에도 저금리 기조는 유지돼 상가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 영향 미칠 변수 다양해

부동산시장은 정부정책, 경제성장률, 소비심리뿐만 아니라 대내외 경제 변수들에도 많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단기간 부동산시장의 강세와 약세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큰 영향을 끼치는 중국 경제는 수출 부진과 과잉설비 조정 등으로 성장세 약화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더욱 2016년 국내 부동산 산업의 활성화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한국 주택시장 구조가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정부가 민간주택 임대사업 활성화 정책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월세 전환의 가속화, 주택임대 사업자의 증가, 그리고 상가투자에 대한 관심 증가는 2016년 부동산시장 3대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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