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포스코·SKT 등 21곳 ‘지속가능성’월드 베스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복잡성이 화두인 시대다. 경영 환경의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졌지만 그만큼 비즈니스 환경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졌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두고 리스크를 발견해내는 혜안이 필요해진 이유다.

한국생산성본부 ‘DJSI 지수’발표
사회적 책임 이행하며 안정적 성장
아시아퍼시픽 부문에 41곳 올라

자사의 잘못이 아닌 사회·환경적 요소로 인한 리스크라고 하더라도 기업에 되돌릴 수 없는 피해로 돌아오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국제사회에서는 지속가능경영을 두고 꾸준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11월 유엔은 2030년까지 추진한 사회·환경적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공식 채택했다. 지난해 12월 파리에서 열린 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2020년 이후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합의문이 채택됐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세계 최대 금융정보 제공기관인 ‘S&P 다우존스 인덱스’, 스위스 지속가능경영 평가·투자 기업인 로베샘과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Dow Jones Sustainability Indices)’를 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사 이미지

지속가능성이 우수한 기업은 환경·사회적 책임을 잘 이행하면서도 사업 기회를 선점하고, 경제·사회·환경적 측면의 리스크를 관리해 안정적 성장·발전을 이루는 기업을 말한다. 사회적으로도 흠이 없으면서 주주·채권자·고객 등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기업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다.

DJSI 측은 규모에 따라 ▶DJSI 월드 ▶DJSI 아시아퍼시픽 ▶DJSI 코리아 등 3가지 지수로 전 세계 기업들을 평가한다.

기사 이미지

 ◆DJSI 월드 부문에 21개 국내 기업=25일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2015/16년도 DJSI 월드 부문에는 LG전자 등 21개 국내 기업이 선정됐다. DJSI 월드는 유동자산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2495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세계적인 지속가능경영 지수다.

DJSI 월드에는 평가대상 기업 중 12.7%인 317개 기업이 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됐다. 국내 기업은 이 317개중 21곳이 포함된 것이다. 포스코(11년 연속)·SK텔레콤(8년 연속)·삼성전자·롯데쇼핑(각 7년 연속) 등 업계 대표 기업들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다.

 아시아 주요 608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DJSI 아시아퍼시픽’ 부문에서는 평가대상 기업 중 23.8%(145개)만이 지수에 편입됐다. 이 145개 기업중 국내 기업은 41곳이다. BNK금융지주(옛 BS금융지주)를 비롯, CJ제일제당·현대글로비스 등이 있다.

DJSI 코리아 지수는 DJSI가 국가 단위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첫 지수다. 발표 7년째인 DJSI 코리아 지수에는 2015/16년도 기준 52곳의 기업이 편입됐다.

 DJSI는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지켰는지 여부를 평가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과 혁신’이라는 기준을 적용한다. 예컨대 기업이 감축한 온실가스의 양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식의 정량적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사업구조 변동 등으로 인한 위험을 얼마나 대비하는지를 평가한다.

이 때문에 굴지의 기업들도 지수에서 제외되는 것은 예사다. 대림산업(월드·아시아퍼시픽), 한화케미칼(아시아퍼시픽), KCC(코리아) 등의 대기업들은 이전에는 DJSI에 포함됐다가 올해엔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배구조·윤리경영은 미흡=이번 평가에서 국내 기업들은 인적자원 관리는 개선됐으나 기업지배구조·윤리경영 등 투명성 문제에서는 여전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인적자원 부문에서는 임직원에 대한 교육·훈련·경력개발·복지 같은 투입 요소와 임직원의 ROI(투입 대비 성과) 관리를 평가한다. 하지만 특히 사외이사의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다양성 수준 평가 부문의 점수가 낮았다. 윤리경영 부문에서도 박한 평가를 받았다.

 김동수 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많은 개선을 보였지만 기업지배구조 등 근본적인 투명성 과제들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 별로는 전자부품 및 장비·운수 산업에서 평가 점수가 높았다. 전기 부품 및 장비 산업은 점수가 전년 대비 23.5% 올랐으며, 운수산업은 18.2%가 올랐다. 반면 석유·가스산업과 개인용품 산업의 점수는 각각 6.8%, 6%가 깎였다.

 DJSI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숫자도 정체 상태다. 최근 3년간 월드 지수에 포함되는 기업은 20곳 내외, 아시아퍼시픽은 40곳 내외, 코리아는 53곳 내외에서 한두 곳씩 바뀌고 있다.

홍순직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DJSI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준”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수준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