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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년 지나도 2세 소식 감감? 난임 검사로 고민 날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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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차병원 윤태기 원장이 난임 부부를 진료하고 있다. 윤 원장은 “결혼 후 1년 넘게 아이가 안 생긴다면 난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 차병원]

30대 중반을 넘어선 미혼 여성들은 임신 등과 관련해 많이 고민한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원하는 시기에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난자 냉동’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서울역차병원 난암센터 개원

"35세부터 가임력 떨어져 영하 196도로 얼려둔 난자 임신 원할 때 녹여 수정"

결혼 적령기를 놓친 손수연(39·가명)씨는 2년 전 자신의 난자를 채취해 ‘난자은행’에 맡겼다. 마흔이 넘으면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손씨는 고민 끝에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운영 중인 난자은행에서 난자를 채취했다. 난자를 영하 196도로 급속 동결해 보관하는 방법이다. 나중에 임신을 원할 때 난자를 녹여 수정하면 임신이 가능하다. 손씨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건강한 난자를 보관해 놓았다가 나중에 안전하게 임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말했다.

만혼시대 난자 냉동 관심
최근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난자은행을 찾는 미혼 여성의 발길이 늘고 있다. 난임시술 수준이 상당한 우리나라에서도 만혼과 고령 임신으로 난자 냉동에 관심을 보이는 골드미스가 많다. 난자은행은 당초 암이나 백혈병 등에 걸려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할 여성들이 난자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만혼 여성이 향후 안전한 임신을 위해 난자를 냉동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나이에 따라 가임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20대 초반에 최고로 높았다가 35세 이후에 감소해 40세 이후엔 자연임신 확률이 5% 정도로 떨어진다. 난소 안에 평생 사용할 일정량의 난자를 보유하고 있다가 난자가 지속적으로 배란되면서 수적인 감소와 더불어 질적인 저하가 생기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난자의 상태가 건강할 때 임신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건강상의 문제나 사회·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이것이 쉽지 않다.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어 임신을 미뤄야 하거나 결혼이 늦어져 임신이 늦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난자 냉동이나 배아 냉동 등을 통해 가임력을 높이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서울역차병원 난임센터 윤태기 원장은 “결혼 유무나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이른 시기에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며 “35세 이후에 난자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35세 이전에 냉동보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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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맞은편 서울스퀘어 2~3층에 있는 서울역차 병원 난임센터 전경.

부부 10쌍 중 1쌍 난임
결혼했더라도 임신이 어려워 고민하는 부부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난임 부부는 21만 명에 달한다. 부부 10쌍 중 1쌍은 난임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그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보건복지부통계에 따르면 난임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2006년 17만8000명에서 2014년 21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피임을 전혀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생활을 하는 부부가 1년이 넘어도 임신이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해 난임 원인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35세가 넘었다면 1년이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병원을 찾아 난임 검사를 받고 임신을 준비하는 게 좋다. 자궁내막증, 난소 종양, 자궁근종과 같은 부인과 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골반염을 앓은 적이 있으면 임신 전에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난임클리닉을 선택할 때에는 기본검사에서부터 임신 과정까지 정확한 검사와 시술이 이뤄지는 곳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난자·정자 보관 관리의 안정성을 갖춘 병원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최근 난자 보관 뱅킹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 문을 열었다. 차병원그룹은 서울 중구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2~3층에 서울역차병원 난임센터를 개원했다. 글로벌 난임 치료, 소셜뱅크, 태아유전자클리닉 등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 난임센터다. 난임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대기공간도 마련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및 4호선, 공항철도, KTX가 지나는 서울역 바로 앞에 자리잡아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좋다.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포공항에서 공항철도를 타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KTX를 이용하면 먼 곳에 있는 환자도 진료를 받으러 오기가 수월하다.
  난임 분야의 명의로 꼽히는 윤태기 병원장을 비롯해 시험관 아기 시술의 권위자로 알려진 김유신 교수, 난소기능부전증과 반복적 착상 실패 분야 전문인 궁미경 교수, 착상 전 유전진단 분야 권위자인 강인수 교수 등 국내 최고의 산부인과 의료진으로 구성됐다.
  윤 원장은 “서울역차병원 난임센터는 국내외 환자들이 내방하기 편리한 서울역 앞에 위치했다”며 “그동안 멀어서 치료 받지 못했던 난임 부부에게도 희망과 기쁨을 찾아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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