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로 샤넬백 샀다?' 의혹 진화 나선 이대 부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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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자유게시판에는 ‘업추비(업무추진비)로 샤넬백, 헬이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박모 부총장이 학교 법인카드로 고가의 명품백을 샀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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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중앙포토]

익명의 글에 학교 구성원들의 비난이 일기 시작했다. 일부 교수들은 “우리에겐 학교 재정이 어렵다고 하더니 부총장은 학교 돈으로 샤넬백을 샀느냐”며 “해당 글이 루머인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카드로 샤넬백 샀다?’ 이대 부총장 “사실무근”

익명의 글은 교수사회 논쟁에 불을 지폈다. ‘시니어 교수’라는 필자는 “헬이화라니요... 흙수저 교수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지옥에 가보신 적이 있는지”라며 “이화가 지옥에 비유할 만치 끔찍한 곳이라 느낀다면 흙수저 교수는 당장 떠나십시요”라고 썼다. 그는 “카더라라는 말들을 마치 사실처럼 게시판을 통해 유포해 착한 교수들을 흥분시키지 말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교협 측은 해당 글을 교협 회원들만 볼 수 있는 ‘토론광장’란으로 옮겼으나 교수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화교수3’ 이라는 필자는 ”‘탤런드 학과 신설’같은 루머에 대해 이토록 신속하고 분명하게 대응하는 학교가 왜 부총장의 루머에 대해 침묵하며 뒤로는 게시판 글을 삭제하라는 압력을 행사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사실이 아니라면 부총장은 그 루머가 사실이 아님을 전체 교수들에게 해명하면 되지 않느냐”고도 했다.

의혹 글이 올라온지 20일 만에 박 부총장이 입을 열었다. 그는 게시판에 해명 글을 올리고 “저는 결단코 업무추진비로 샤넬백을 사지 않았다”며 “이화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는 학교카드는 ‘그린카드’로 개별 건별로 일시, 장소, 참석자, 사유 등을 기재해 결재를 받아 집행하게 되어있으며, 성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사용은 허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부총장은 “학교카드로는 어떠한 종류의 백이라도 가방류는 아예 결재 자체가 불가한 것으로 안다”며 “더 이상 근거없는 루머가 유포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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