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추' 멤버 손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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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옛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멤버들이 재결합을 앞두고 있다.

통추는 1995년 정계에 복귀한 김대중(DJ)전 대통령이 국민회의를 창당하자 합류를 거부했던 인사들의 결사체. 3金청산, 지역주의 타파라는 철학으로 모였던 이들이지만 자신들이 먼저 분열했다.

97년 대선 때 노무현 현 대통령과 김원기 통추대표, 유인태.김정길.원혜영씨 등은 정권교체(DJ) 쪽에 몸을 실은 반면 김부겸.김홍신.김원웅.이철.박계동씨 등은 3金청산(한나라당) 쪽을 선택했다.

이후 몇 차례의 헤쳐모여 끝에 통추 멤버들은 민주당.한나라당.개혁국민정당.국민통합21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제 김부겸 의원 등 한나라당 통추 멤버들이 탈당을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재결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통추의 복원에는 '유인태-이철'라인이 가교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철 전 의원은 지난 4월부터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이 신당 창당을 논의할 때 줄곧 합석해 왔으며, 柳수석과도 자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서울대 사회학과 68학번(柳수석).69학번(李전의원)으로 민청학련사건 때 사형선고를 같이 받았다. 지난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협상을 조율했다.

한나라당 통추 멤버들은 이번 기회에 자신들이 주축이 돼 정동영.천정배.신기남 의원 등 민주당 신주류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신당이 성사된다면 통추와 민주당 신주류, 김근태.이부영.장기표.이우재 의원 등 재야 출신이 세 축이 될 전망이다.

변방을 떠돌면서 빛을 볼 것 같지 않던 통추가 이젠 정계개편의 진원지로 떠오른 셈이다. 盧대통령 등 통추 출신들이 출자해 "당장은 쓸모없지만 세상이 변하면 유용하다"는 취지로 만든 '하로동선'이라는 음식점 이름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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