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미국 진출 1호 전가을 "후배들에게 길 열어주고파"

중앙일보

입력 2016.01.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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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을 위해 꼭 성공하고 싶어요."

'여자 박지성' 전가을(28·인천 현대제철)이 여자축구 최고의 리그인 미국여자프로축구리그(NWSL)의 웨스턴 뉴욕 플래시 유니폼을 입는다. 한국 여자축구 사상 미국 리그 진출 1호 선수가 됐다.

웨스턴 뉴욕 플래시가 2일(한국시간)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소속인 전가을의 영입을 발표했다. 웨스턴 뉴욕플래시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의 미드필더인 전가을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구단의 제너럴 매니저인 리치 랜달은 "전가을이 필드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볼을 동료들의 발에 연결하는 능력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니폼 등번호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7번을 쓴다.

구단측은 계약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제철과 1년 계약이 남은 전가을은 임대 형식으로 웨스턴 뉴욕 플래시에 입단한다. 대우도 빠지지 않는다. 한국과 비교해 비슷한 연봉에 숙소, 차량 등이 제공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출범한 NWSL의 평균 연봉은 3만달러(약 34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스타 알렉스 모건(포틀랜드 손스 FC)이 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 2억2000만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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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을은 한국 대표팀 주축 미드필더다. 발이 빠르고 골 결정력이 좋다. 활동량이 많아서 '여자 박지성'이라고 불렸다. A매치 72경기에서 34골을 넣었다. 2010 광저우·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지난해 캐나다 여자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월드컵 조별예선과 16강전, 4경기 모두 풀타임 소화하며 1골·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조별예선 코스타리카전에서 헤딩 역전골을 터뜨려 사상 최초로 월드컵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월드컵에서의 활약으로 해외 구단 관계자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았다. 그 중에 웨스턴 뉴욕 플래시도 있었다.

해외 진출은 전가을의 오랜 꿈이었다. 그는 항상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해외에 나가 더 많은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간 해외에서 러브콜은 받았지만 꿈의 무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영입 제안을 받았다. 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다. 지난 1991년 중국에서 열린 초대 여자월드컵 우승국이다. 또 지난해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웨스턴 뉴욕 플래시는 미국 리그에서 명문 구단이다. 2011년에 프로리그에 입성하자마자 정규리그 1위와 함께 우승을 차지했고, NWSL 첫 시즌인 2013년에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거쳐간 팀이다. 여자축구 전설로 꼽히는 애비 웜바크가 2014년에 이 팀에서 은퇴를 했다. 브라질 공격수 마르타도 2011년 웨스턴 뉴욕 플래시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미국 진출 1호 선수가 된 전가을은 박지성같은 선구자가 돼야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1호 박지성이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현재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토트넘) 등이 나올 수 있었다. 전가을은 "꼭 원했던 해외 진출이라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크다"며 "내가 잘해야 후배들에게 미국에 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가을은 현지에서 빠른 적응을 위해 영어공부와 개인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3월에 미국 뉴욕에 가서 시즌을 시작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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