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포 '북상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이승엽의 '홈런 전선'이 드디어 중부권에 상륙했다.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은 지난 28일 수원 현대전에서 3-0으로 앞선 5회초 2사 2루에서 현대 선발 김수경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포를 때려냈다.

시즌 35호이자 이승엽이 올시즌 처음으로 수원구장에서 기록한 홈런이다. 삼성은 7-1로 이겼으나 롯데와의 사직 더블헤더를 모두 이긴 SK에 1위를 내줬다.

올해 홈구장인 대구(24개)를 비롯, 광주·사직·문학(이상 3개), 대전·수원(이상 1개)에서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은 수원을 찍고, 전 구장 홈런을 향해 이제 잠실구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승엽은 7월 1~3일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주초 3연전 등 올시즌 잠실에서 10경기(LG전 4경기, 두산전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이승엽은 잠실구장에서 7개의 홈런을 때렸으나 올 시즌에는 아직까지 잠실에서 홈런이 없다. 이 때문에 일부 팬들은 '홈런 비(飛)거리' 논쟁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만큼은 누구도 의문부호를 달지 못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다. 28일 현재 67경기에서 35개를 쳐 경기당 0.52개다. 이런 상태를 유지한다면 남은 66경기에서 34개를 추가, 산술적으로는 69개까지 가능하다.

이승엽은 "시즌 초반 타격감이 나빴을 때도 홈런을 쳐냈다. 올 시즌은 운이 좋은지 꾸준히 홈런이 나온다"며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4월 한달 타율 0.230으로 부진했으나 19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때렸다. 현재 타율을 0.306까지 끌어올린 이승엽은 전체 안타(77개) 중 절반 정도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홈런공장'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한편 이승엽은 최연소 3백홈런 달성 등 그동안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다음달 5일 대구 한화전에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특별상을 받는다. KBO 특별상은 1982년 원년 개막전 만루홈런을 때린 이종도(현 고려대 감독)씨에 이어 두번째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