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금속노조 파업 자진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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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독일 최강의 금속노조가 28일 동독 지역의 주 35시간 노동제 실현을 위해 4주째 벌이던 파업을 이례적으로 자진 철회했다.

클라우스 즈비켈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날 사용자 측과 마라톤 협상 끝에 파업을 철회하고 "30일 오전 31만명의 동독지역 노동자들은 전원 근무에 복귀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열심히 싸웠지만 졌다. 이번 파업의 쓰라린 진실은 파업은 아무런 소득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독일 금속노조가 파업을 자진 철회한 것은 1954년 경제악화의 비난 여론에 밀려 파업을 철회한 이래 50년 만의 일이라고 독일 dpa통신이 전했다. 금속노조는 현재 각각 38시간.35시간인 동.서독 금속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 격차를 해소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파업을 벌여왔다.

금속노조 측은 2009년 4월 1일까지 향후 6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주당 노동시간을 35시간으로 세시간 줄이라고 요구한 데 대해 사용자 측은 이를 37시간으로 축소하겠다고 제안했다.

노조 측은 "통일 이후 동독 지역의 노동생산성이 향상되고 있어 두 지역 간 노동시간을 평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용자들은 "동독 지역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여전히 서독의 60% 수준"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서로 팽팽히 맞서왔다. 이에 따라 노조는 28일 오전 사용자 측의 제의를 거부하고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dpa통신은 "금속노조의 파업 철회는 노조 내부에서 '불황에 시달리는 경제에 파업이 타격을 입힐 것'이란 논쟁이 일어나면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특히 28일 노사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사 양측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진 것이 노조의 파업 철회 결정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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