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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한국땅’ 지도책 내는데 1억3000만원 낸 회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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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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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고만 있었지 역사적 맥락은 잘 몰랐어요. 이 책으로 저같은 사람들이 독도 문제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LG하우시스 신창학씨
일본 고지도 경매에 모은 돈 쾌척
“뜻깊은 데 쓰인 것 같아 뿌듯해”

 사단법인 우리문화가꾸기회가 지난달 펴낸 『일본고지도선집(日本古地圖選集)』은 독도를 한국 영토로 표기한 18~20세기 일본의 희귀 지도를 모아놓은 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중앙일보 11월 21일자 8면>

 책 출간에는 1억3000만원을 쾌척한 한 회사원의 숨은 도움이 컸다. LG하우시스 기술전략팀의 신창학(33·사진)씨다. 에도시대 유명 지리학자인 하야시 시헤이(林子平)가 편찬한 1802년판 ‘대삼국지도(大三國之圖)’, 1937년 일본 육군성 육지측량부가 발행한 ‘지도구역일람도(地圖區域一覽圖)’ 등이 그의 후원으로 책에 실리게 됐다. 신씨는 “제게도 큰 돈이었지만, 뜻깊은 데 쓰인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학원 시절, 우리문화가꾸기회와 인연을 맺게 된 게 계기였다. 모임의 상임이사인 이훈석 세미원 대표가 연꽃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걸 우연히 거들면서다. 2년 전 이 대표가 미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경매를 찾아다니며 독도 고지도를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싼 고지도는 수천만원씩 한다더라구요. 혹시 어려움이 있으면 제가 돕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이 대표는 “처음엔 한 푼 두 푼 월급을 모은 돈이라는 걸 알기에 고사했지만, 의미있는 일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이 대단해 감사히 받게 됐다”고 말했다.

 역사에 큰 관심이 없었던 신씨는 『일본고지도선집』에 실린 지도 한 장 한 장의 가치와 의미를 공부하면서 독도를 둘러싼 복잡한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필에 책 사진을 올리자 친구들이 “독도 지킴이가 됐냐”며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처음엔 의아해하던 친구들도 지도에 대해 설명해주면 다들 흥미로워하더라구요.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사실을 일본이 증언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려면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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