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용지 한달 최고 150t 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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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종이 중에는 특수한 기능을 가진 것들도 많다. 업체들은 전통적인 종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특수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수지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주문생산되며 비싼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은행에서 고객의 순번을 기록하는 대기권으로 사용되는 감열지를 꼽을 수 있다. 이 종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코팅된 캡슐이 칠해져 있다. 이 캡슐은 열을 받으면 터지게 돼 있고, 종이에 문자나 그림을 나타낸다.

석장의 종이가 겹쳐져 있는 신용카드 전표는 감압지의 한 종류인데, 한장에만 서명해도 밑에까지 글씨가 똑같이 새겨진다.

지난해 11월 로또 복권이 판매되면서 복권 용지로 사용되는 OMR지를 독점 공급하는 한솔제지는 덩달아 바빠졌다. 초창기에는 한달에 50t을 생산했으나 복권 열풍이 불면서 지난 2월에는 1백50t을 공급했다.

무림제지는 무진지(無塵紙)와 지도용지를 생산하고 있다. 찢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 무진지는 미세한 먼지조차 없어야 하는 반도체 공장의 필수품이다. 군대에서 주로 사용되는 지도용지는 자주 접었다 폈다 하기 때문에 잘 찢어지지 않고 땀과 습도에도 변하지 않아야 한다.

이 밖에 벌레나 세균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해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항균지, 밝은 곳에서 빛을 흡수했다가 어두운 곳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축광지도 있다. 문자를 기록한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기록이 없어져 극비문서 작성에 사용되는 종이도 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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