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일본 언론이 억측성 보도를 쏟아내는 데 대해 정부가 유감의 뜻을 밝혔다. 연말 위안부 피해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부 수장 간의 담판을 앞두고 양 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아직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지 않아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측으로부터 계속 터무니 없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우리 정부는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일 측의 저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과연 일 측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갖고 이번 회담에 임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24일 이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이 28일 방한할 것이란 보도를 하면서 일본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인 양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결단을 내렸단 식의 보도를 계속해왔다.
특히 일부 일본 언론이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이전될 것이라 보도한 데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소녀상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설치한 것이므로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런 만큼 소녀상이 남산으로 이전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요미우리 신문 보도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또 "이런 식의 추측성 보도가 일본 언론에서 계속 나오는 것은 국민 감정을 자극할 뿐 아니라 협상에 임하는 일본 측의 자세가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상덕 외교부 국장은 이날 주한 일본 대사관 관계자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이런 보도는 터무니 없다"며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또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뜻도 전달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