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만류 뿌리친 이부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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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대표는 경선 승리의 날인 지난 26일 진보 성향 탈당파의 우두머리 격인 이부영(李富榮.얼굴)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李의원께서 정치개혁을 원하는 것이라면 나와 함께 당에서 하자. 나는 당신을 귀하게 여긴다"고 잔류를 호소했다.

李의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27일 민주당 김근태 의원, 과거 꼬마 민주당 동료였던 박계동(朴啓東)전 의원과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다. 거기서 李의원은 특파원들에게 "이런 얘기는 국내에서 한 적이 없다"며 탈당 후 신당 창당의 뜻을 처음 공개했다.

崔대표의 한나라당이 탈당 파동을 어느 정도 잠재울 것인가. 崔대표는 당면 최대 과제를 탈당 의원의 최소화로 잡고 있다. 崔대표의 마음을 읽은 김문수(金文洙)의원 등이 탈당파와 인간 관계가 깊은 김덕룡(金德龍.DR)의원을 원내총무 후보로 전격 추대한 것도 온건한 탈당파 의원들의 마음을 붙들기 위한 것이다.

일단 DR의 확실한 계보원 중의 한명이었던 김영춘(金榮春)의원을 잡겠다는 게 崔대표의 1단계 전략이다. 그는 지난 26일 밤 DR와 함께 金의원을 만나 간절하게 탈당을 만류했다고 한다.

金의원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는 최근 기자에게 "고민을 하면서 지역 여론을 다양하게 청취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DR가 오는 30일 있을 원내총무 경선에서 당선될 경우 金의원은 잔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퍼져가고 있다. 서상섭(徐相燮)의원은 "당에 남겠다"고 똑 부러지게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다른 의원들의 입장은 이미 정해진 듯하다. 안영근 의원은 "7월 초 탈당해 신당을 추진하겠다. 나와 함께 탈당할 의원은 최소한 세 명"이라고 말했다. 그가 꼽는 세 명은 이우재(李佑宰).김부겸(金富謙).김영춘 의원이다.

安의원은 "김영춘 의원이 DR 원내총무론의 돌출 변수로 고민하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安의원은 "우리 네 명은 이미 확고한 결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우재 의원은 "한나라당과 나는 코드가 안 맞는다"고 했고, 김부겸 의원은 "원내총무 경선 후 내 거취를 정하겠다"고만 말했다. 김홍신 의원은 "아직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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