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안개 걷히니 유가 하락 먹구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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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금리의 안개가 걷히니 유가 하락의 먹구름이 몰려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자유 낙하가 이어지며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 물은 전날보다 1.6% 하락한 배럴당 34.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9년 2월18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 물은 배럴당 37달러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유가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달러 강세와 함께 유가 하락의 압박 요인은 과잉 공급 우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며 자율 조정 능력을 잃은 데다 미국이 원유 수출 금지를 해제하고 이란까지 원유 수출에 본격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급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골드만삭스는 “원유 공급 과잉은 2016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 하락의 여파로 Fed의 금리 인상 직후 오름세를 보였던 주식 시장은 17일(현지시간)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의 관심이 이제 금리 인상에서 유가로 무게 중심을 옮긴 탓으로 분석된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43% 떨어진 17495.84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에 비해 1.5% 하락한 2041.89, 나스닥 종합지수는 1.35% 내린 5002.55에 거래를 마쳤다. 18일 한국 코스피 지수는 0.89%, 일본 닛케이 지수는 0.17% 하락으로 출발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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