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인 SK글로벌의 여신등급을 한단계 낮춰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부분 채권은행은 1분기 말에 '요주의'로 분류했던 SK글로벌 여신을 2분기 말에는'고정'으로 한 단계 낮춰 분류하면서 충당금 적립비율을 종전의 10~20%에서 20~50%로 높이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SK글로벌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약 30% 쌓을 예정이다. 이 은행은 1분기 말에 15%만 쌓았으나 이후 매달 5%씩 충당금을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1분기에 19%만 적립했던 충당금을 이달 말에는 49%까지 올릴 계획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2분기에 이익을 꽤 냈기 때문에 충당금을 쌓을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1분기에 20%를 쌓은 산업은행은 하나은행과 비슷한 30%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채권 전액에 대해 현금 매입(캐시 바이아웃)을 신청한 국민은행은 충당금을 70%까지 쌓기로 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현금 매입을 통해 채권액의 30%를 현금으로 받게 되므로 나머지 70%에 대해 충당금을 쌓으면 SK글로벌로 인한 부담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홍콩에서 열린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일부 해외채권단은 채권의 70~80%를 상환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국내 채권단은 "35% 이상은 줄 수 없으며 무리한 요구를 계속 할 경우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맞서 협상이 결렬됐다.
장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