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잘못 모셨다" 간부 한직 발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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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통령비서실 직원의 가족들을 소방헬기에 태워 새만금 사업현장을 둘러보도록 권유해 물의를 빚은 농업기반공사가 사장에 대한 의전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간부직원을 문책 인사해 말썽이다.

농업기반공사 전북본부는 총무과장 정모(46)씨를 김제시 금구출장소로 전보 발령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정기인사 시기가 아닌 때에 한사람 만을 발령한 데다, 요직으로 꼽히는 본부 총무과장을 시골 출장소로 발령했다는 점에서 의외다.

이 같은 조치는 지병으로 숨진 기반공사 직원 한모(53)씨의 문상을 위해 지난 23일 전주를 찾았던 본사 배희준 사장이 빈소를 찾지 못해 한시간 가량 전주 시내를 헤맨 다음날 이뤄졌다. 배사장은 이날 오후 5시쯤 전주 나들목에 도착했으나 길안내를 맡기로 한 직원이 나오지 않아 뒤늦게 빈소를 찾았다. 배사장은 문상을 마친 뒤 소안덕 전북본부장을 심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 본부장은 "영접 요원을 내보내기로 한 본사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의전 담당과장의 명백한 실수"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사장 영접을 제대로 못했다고 문책 인사한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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