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 백종원 1위, 돌아온건 '왕'이 아닌 '삼촌'이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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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은 반갑다못해 애틋하기까지 했다.

6일 오후에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 MLT-17 생방송 녹화가 진행됐다. 이날 방송은 약 4개월만에 '안방'격인 '마리텔'에 모습을 드러낸 백종원에게 이목이 몰렸다.

백종원은 먼저 네티즌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는 "1등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등수 안에 들어야한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있다"며 "하지만 나오라고 하니까 나왔다. 의리라는게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이 찾아와서 (출연을) 부탁하기도 했고, 여러분도 많이 저를 찾아주신다는 말에 의리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날 백종원이 선보인 요리는 먹다 남은 중국음식을 활용한 요리. 일상의 평범한 요리를 선보이려는 철학도 여전했고, 채팅창을 능수능란하게 대응하는 구수한 입담은 더욱 발전된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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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음식을 배달시킨 백종원은 탕수육 소스에 대해 ''부먹파'냐 '찍먹파'냐'고 묻는 네티즌에게 "그렇게 편을 가르려고 하지마라"라고 말하며 "파를 나누나가 욕을 먹은적이 있다. 나는 부어 먹을때도 있고, 찍어 먹을때도 있다"고 재치있게 응수했다. 이어 네티즌에게 '~충'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자고 말하며 "'~돌이'라는 표현이 어떤가"라고 제안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요리를 계속하던 백종원은 "친구들한테 이 요리를 해주실때는 남은 짜장면이 아니고, 일부러 시킨 짜장면이라고 말하라"며 "우리 방은 아시다시피 사기방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이 요리의 특징은 타도 모른다는 점"이라며 "짜장면이 원래 검기 때문에 알아보기 어렵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에피소드도 있었다. 백종원은 요리 중 '웃음 사망꾼'이라는 아이디를 발견했고, "그럼 박명수씨 인가? 박명수씨, 방송 안하시고 왜 여기 와 계시냐"며 농담했고, 이어 "나는 박명수씨가 재밌다. 정준하씨도 실제로 아주 웃긴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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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물 만난 고기'처럼 신명나게 '마리텔'을 요리하는 백종원에게서는 웃음 이상의 감동이 느껴졌다. 그는 앵글이 돌아가는 카메라를 직접 나무젓가락으로 고정해 '제작진은 뭐한거유'라고 말하며 짜증을 냈다.

그 모습은 네티즌들에게 오랜시간 집을 비웠다가 다시 돌아온 정겨운 '삼촌'처럼 느껴졌을법 했다. 나무젓가락은 한동안 앵글에 계속 남아있었고, 그 뒤로 연기에 얼굴을 찌푸리며 요리를 이어가는 모습은 애청자들이 그리워했던 백종원만의 푸근함이었다.

뿐만 아니다. 백종원은 이날 채팅창의 익숙한 아이디를 호명하며 반갑게 인사했고, 기미작가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보니 예뻐졌다"며 반가워했다. 그는 "다른 방송에도 나가고 하더니, 화장한 모습도 예쁘고 스타일도 참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방에만 있지말고 다른 방도 가봐라, 재밌다"고 권유하는등 인자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결국 그의 중간 순위는 1위. 그는 순위 발표에 활짝 웃으면서도 "중간보다는 마지막이 중요하다. 후반전에는 더 '죽이는' 요리가 있다"며 너스레를 잊지 않았다.

'마리텔'에는 백종원을 비롯해 개그맨 김구라와  웹툰 작가 이말년,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격투기 선수 김동현이 출연한다. 본 방송은 12일. 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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