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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후임 못 정해 개각 시기 아직 유동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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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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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와 함께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카를교를 둘러보고 있다. 이 다리는 30개의 성인(聖人) 조각상으로도 유명하다. [프라하=박종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5박7일간의 프랑스·체코 순방 일정을 마치고 5일 오전 귀국했다. 지난달 29일 출국한 박 대통령은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 선도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졌다. 체코에선 비세그라드 그룹(V4, 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과의 회담 등 ‘세일즈 외교’를 펼쳐 원전과 인프라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박 대통령은 출발 당시 감기 등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빡빡한 일정을 다 소화해냈다.

이번 주말은 넘어갈 가능성
여당 "정기국회 끝난 9일 이후 할 것"
친박, 최경환 당 복귀 학수고대
김무성 맞설 공천 버팀목 역할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 대통령은 또다시 복잡한 국내 이슈들과 맞서야 한다.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번 정기국회 회기(9일) 내 처리를 강조했던 노동개혁 5개법, 그리고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처리를 다시 독려해야 한다.

‘중폭 개각’도 해야 한다. 교체가 예상되는 장관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명이다. 여기에 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원년 멤버’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개각 시기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만 귀국 직후인 주말에는 개각을 하기가 여의치 않아 다음주 중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달 12일 청와대가 “당분간 개각은 없다”고 발표했을 당시엔 ‘순방 직후 개각’에 무게가 실렸었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최 부총리 후임은 아직 준비가 완전하지 않은 분위기”라며 “노동개혁 법안 처리 등 국정 현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귀국 직후 바로 개각을 단행하기보다는 국정 현안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부총리, 행정자치부, 여성부 장관 교체에 대한 대비는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경제부총리 인선만 정리되면 가능한 한 빨리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에선 정기국회가 끝난 9일 이후 개각을 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인사 시기는 박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지만 최 부총리 등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국무위원 후임들의 인사청문회 기간 등을 역산하면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 이후엔 곧바로 인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기준 의원도 “총선 출마 장관들의 사퇴가 내년 1월 15일 이전엔 마무리돼야 하는 만큼 연말까지는 청문회 일정을 끝내야 한다”며 “그러려면 시간을 마냥 늦추긴 힘들 것이다.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 이후엔 개각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최 부총리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당장 친박·비박 간 갈등이 첨예한 건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내년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박계 인사들은 공천 과정에서 최 부총리가 버팀목이 돼줄 것으로 기대한다. 박 대통령의 신임이 여권 내에서 가장 두터운 최 부총리가 당내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는 김무성 대표를 상대로 친박계의 정치적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친박계 인사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포럼’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대대적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전에 모여 현안 관련 세미나를 연 뒤 오찬까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송년회를 계기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신용호·이가영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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