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서 봉사활동하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여성단원 피살

중앙일보

입력

라오스에서 봉사활동 중이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단원이 숙소에서 살해됐다. 유력 용의자는 검거됐다.

4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유모(27·여)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의 단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라오스 경찰 당국은 처음엔 급성 심장마비로 판단했다.

하지만 유씨의 시신을 한국으로 운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한 결과 질식에 의한 사망이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 외교부와 주라오스 한국 대사관 측은 이런 사실을 라오스 당국에 알리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청은 한국 수사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씨의 물품 일부가 사라진 점을 봐도 피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었다. 현지 경찰 수사와 별도로 우리는 사건 발생 숙소 인근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해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국 측에서 넘긴 CCTV 화면에 용의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같은 남성이 유씨의 신용카드로 두 차례 현금 인출을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한다.

용의자는 3일 검거됐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현지 경찰이 우리 공관에 알린 바에 따르면 용의자는 라오스가 아닌 다른 동남아 국가 국적의 젊은 남성으로, 체포된 뒤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한다”며 “수사를 해봐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겠지만, 개인 원한 같은 것은 아닌 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지난해 11월21일 봉사활동을 위해 라오스에 갔다. 내년 11월까지 비엔티안의 한라직업훈련원에서 섬유·의류와 관련한 교육 봉사를 할 계획이었다. 유씨의 가족은 시신 발견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현지에 가서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외교부 이명렬 재외동포영사국장은 4일 주한 라오스 대사를 서울 외교부 도렴동 청사로 불러들여 “용의자를 철저히 수사해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라오스에 체류중인 한국 국민, 특히 코이카 봉사단원에 대한 안전 조치를 강화해달라”고 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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