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만 9조원 … 가계대출 최대폭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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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은행권의 10월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1.46%(9조원) 늘어난 62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분 9조원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폭이다. 이전까지는 올 4월(8조5000억원)이 최대였다. 금융감독원은 1일 이런 내용의 은행 대출채권·연체율 현황을 공개했다.

대출 잔액 624조 … 1.46% 늘어
증가분의 76%가 주택담보대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건 내년 1월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거치식 대출 제한·스트레스 금리 도입) 이전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가분 9조원의 76%(6조9000억원)가 주택담보대출이다. 이는 주택거래 증가로 이어졌다. 10월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1700건으로 전달보다 30%(2700건) 늘었다.

 10월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42%(10조7000억원) 증가한 76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부가가치세 납부용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대출이 577조1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29%(7조3000억원), 대기업 대출이 184조5000억원으로 1.82%(3조4000억원)씩 각각 늘었다.

 은행 전체 대출 연체율은 0.7%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이 중 가계대출 연체율은 0.4%로 0.0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분양시장 거품요인으로 지목된 아파트집단대출의 연체율(0.51%)이 금감원의 일제 점검과 은행권의 심사 강화 영향으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효과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92%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11%포인트 늘어난 0.93%를 기록했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은행의 대출 만기 연장 거부로 대출이자를 내지 못한 기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기업대출 연체율(0.92%)은 0.08%포인트 하락했다. 류찬우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취약업종 부실 가능성과 가계부채 증가세 같은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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