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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정상회담 실현 성과 … 두 번째 10년의 항해 시작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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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회째를 맞은 ‘한·중·일 30인회’ 환영만찬 행사가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렸다. 참석 인사들이 사회자의 내빈 소개에 박수를 치고 있다. 테이블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황교안 국무총리,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쩡페이옌 전 중국 부총리, 히라타 야스오 니혼게이자이신문 고문, 벳쇼 코로 주한 일본대사,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 저우수춘 신화통신 부사장, 이홍구 전 총리,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강정현 기자]

한국과 중국·일본 3국의 저명인사와 지식인들로 구성된 ‘한·중·일 30인회’ 10차 회의가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30인회는 ‘향후 10년, 동아시아 공동 번영을 위해’를 주제로 지난 10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다가올 10년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이날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30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올해 회의에는 한국의 이홍구 전 총리, 중국의 쩡페이옌(曾培炎) 전 부총리,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를 비롯한 3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오늘 ‘동아시아 공동 번영’ 토론
“퇴계 서한문, 일본어로 번역 출간
3국 젊은이 이해·교류에 큰 도움”

 황교안 국무총리는 29일 만찬 축사에서 “한·중·일 30인회의 제안으로 3국 정상회의가 실현됐고 3국 정상회의가 중단된 기간에도 30인회가 10년째 빠지지 않고 이어진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30인회가 2006년 제1회 회의 때 제안한 3국 정상회의는 2008년 12월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실현된 뒤 2012년까지 3국을 번갈아 가며 열렸으나 과거사 문제 등으로 중단됐다가 지난 1일 서울에서 재개됐다.

 황 총리는 “지난해 세 나라의 인적 교류가 20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3국 민간 사이의 신뢰가 그만큼 두텁다는 증거”라며 “의미 깊은 올해 회의에서 세 나라의 번영된 미래를 위해 제시되는 다양한 제안에 한국 정부는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은 환영사에서 “30인회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매년 열자고 제안해 실현시켰으며 ‘한·중·일 공용 한자 808자’를 채택해 미래 세대의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홍 회장은 “숲에서 사는 새는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울지만 만 리 길 먼 땅으로 가는 기러기들은 서로를 돕기 위해 운다”며 “미래의 공존과 번영을 위해 서로 아픔을 나누고 힘을 북돋는 울음을 울자”고 말했다. 홍 회장은 또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10년이면 벌써 한 옛날’이라는 ‘주넨 히토무카시(十年一昔)’, 황하의 동쪽이던 곳이 30년 후엔 황하의 서쪽이 될 수 있다는 ‘싼스녠허둥 싼스녠허시(三十年河東 三十年河西)’”라는 한·중·일 속담을 열거한 뒤 “동아시아의 공동 번영을 위한 두 번째 10년의 항해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히라타 야스오(平田保雄) 고문은 축사를 통해 “지난 1일 한·중·일 정상회의가 3년 만에 서울에서 열릴 때 일본에서는 한문으로 쓰인 퇴계 이황 선생의 서한문이 400년 만에 일본어로 번역 출판됐다”며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준 훌륭한 책을 한·중·일 젊은이들이 읽는다면 3국 상호 이해와 교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신화통신의 저우수춘(周樹春) 부사장은 축사에서 “지난 10년간 한·중·일 30인회는 경제·문화·환경 분야에서 실현 가능한 제안을 많이 제시했으며 성과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만찬에선 특별 이벤트로 KCJ앙상블이 무대에 올라 한국의 해금, 중국의 구정(古箏), 일본의 고토(琴)로 ‘아리랑’ ‘모리화’ ‘사쿠라’ 등 3국의 대표 민요를 연주했다. 이들 곡은 지난 1일 3국 정상회의 만찬에서도 연주됐다.

 한·중·일 30인회는 30일 오전 3국 공동 번영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한 뒤 오후에는 ▶경제·금융 ▶환경·에너지 ▶문화·교육의 3개 분과로 나눠 토론을 한다. 이 자리에서 향후 10년 한·중·일 번영 방안과 지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한·중·일 공동 구상과 노력, 문화 공유와 교육 교류를 통한 한·중·일 우호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글=신경진 기자shin.kyungji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한·중·일 30인회=중앙일보·신화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 공동 발의로 발족한 민간 회의 기구. 한·중·일 3국의 경제·교육·문화 등 각계 저명인사 30명으로 구성되며 3국이 돌아가면서 매년 한 차례 회의를 연다.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의 40%가 정책에 반영됐다. 지난해 중국 양저우(揚州)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과 각종 재난에 대비한 공동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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