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윈윈 외교 추구 … 미국과 큰 충돌 없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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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원자오 학부위원은 중화미국학회 비서장을 지낸 중국의 대표적 미국통이다.

“시진핑(習近平) 외교의 키워드는 윈윈(win-win)을 뜻하는 위닝이즘(winningism)입니다.”

타오원자오 중국과학원 위원
남중국해 갈등 장기화돼도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아
북핵, 6자회담이 유일 해법

 중국의 미·중 관계 권위자 타오원자오(陶文釗·72)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한국의 학술원 회원에 해당)은 “공영주의(共?主義) 시대인 21세기 중국 외교의 핵심 기조는 협력과 공영”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전후 70년 동북아 국제 질서’ 주제로 열린 국제 학술 세미나에 참석한 타오 위원을 만났다. 이 행사는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호섭)과 상하이사회과학원이 공동 주최하고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후원했다.

 타오 위원은 “과거 45년간 이어진 미·소 냉전을 돌이켜 보면 베를린 위기와 쿠바 미사일 위기 등 갈등은 있었어도 무력 충돌은 없었다”며 “대국과 대국의 관계는 다른 양자 관계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중국해와 사이버 보안 문제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국과 미국은 더 많은 타협과 상호 이익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미 분쟁은 장기화될 전망이지만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매우 적으며 통제할 수 있다”며 “지난달 중국 인공섬 인근에 진입한 미 해군 구축함 라슨함이 이지스 레이더를 끈 채 진입해 적의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 증거”라고 했다.

 타오 위원은 “지금은 동아시아 안보 질서가 새롭게 구축되는 시기로, 중국은 군사력에 기반한 배타적 동맹이 아닌 동반자 관계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식 동맹과 중국의 동반자 관계는 공존할 수 있다. 한국과 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그 증거”라고 했다. 이어 “중국은 동아시아 경제 일체화를 추진 중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을 해결하는 유일한 해법은 6자회담”이라고 강조했다. 타오 위원은 “미국이 이란 핵 문제를 해결했지만 북핵은 훨씬 복잡한 문제”라며 “6자회담은 북핵뿐 아니라 동북아의 새로운 안보질서를 논의·결정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타오 위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게 안타깝지만 중국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도 우호적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1979년 중·미 수교 이래 공화당·민주당·온건파·보수파·자유파 모든 정권과 잘 지내왔다”며 “약간의 조정기간이 있을 수 있지만 상호 발전 추세는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글·사진=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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