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0개 도로 손금보듯 지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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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5일 오후 3시 서울 서소문 서울시청 별관 13층. 강당으로 쓰이던 이곳이 지난 주말부터 첨단 교통정보 상황실로 변했다.

서울시가 7월 1일 청계천 복원공사를 앞두고 시내 교통상황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청계천 복원 대비 교통 상황실'이다. 23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상황실은 그간의 각종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공사 D-5일인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제몫을 하게 된다.

상황실에 들어서면 오른쪽 입구 벽면을 가득 메운 7×7m의 대형 스크린과 그 절반 크기의 소형 스크린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대형 스크린에는 시내 도로 6천3백여 구간의 소통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대형 교통지도가 비친다. 지도에는 도로별 교통속도가 여섯가지 색깔로 표시된다.

시속 0~5㎞는 빨강, 10~15㎞는 노랑, 30~200㎞까지는 파랑으로 나누는 식이다. 상황실 안쪽으로는 24대의 액정 모니터가 양 옆으로 나란히 놓여있다. 모니터에서 지도의 특정지역을 누르면 스크린에 해당 지역의 도로명, 구간 길이, 속도 등이 일목요연하게 표시된다.

모니터와 스크린에서는 터널 정보, 도시고속도로 정보,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의 CCTV 상황 및 교통방송의 실시간 정보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서울시 음성직 대중교통개선정책보좌관은 "다양한 교통정보를 한자리에 모아놓고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같은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통상황 분석을 위해 전문가 22명이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2교대로 근무한다. 지역별로 5분마다 실시간으로 상황체크를 한 뒤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한다. 또 전문가 31명은 시내 18개 주요 지점에서 도심유입 교통량을 조사해 바로 보고한다.

이런 다양한 현장의 정보를 분석하고 판정하는 사람이 서울시 교통국 조성길 교통분석담당전문관과 마국준 교통2팀장이다.

마팀장은 "분석 결과를 경찰 및 단속반, 거리 교통요원, 교통방송, 인터넷, 거리 전광판으로 즉시 알려 준다"고 말했다. 예컨대 "교차로의 좌회전 신호를 30초 늘리는 것이 좋겠다"거나 "불법 주차로 막히는 것 같으니 속히 견인하라"혹은 "교통사고가 발생해 막히고 있다. 차량을 정리하라"고 단속요원에게 지시하거나 경찰에 요청하게 된다.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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