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와일드 캣' 비리 최윤희 전 합참의장 20시간 조사…무기중개상 영장 재청구 검토

중앙일보

입력

‘와일드 캣’ 도입 비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최윤희 전 합참의장이 2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25일 귀가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최 전 의장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최 전 의장은 충분히 소명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명했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서둘러 검찰청사를 떠났다.

합수단에 따르면 최 전 의장은 해군의 해상작전헬기인 ‘와일드 캣’의 시험평가문건 조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2~2013년 와일드 캣이 도입 기종으로 선정될 당시 최 전 의장은 해군참모총장으로서 의사 결정권자였다.

또 최 전 의장의 장남(36)이 ‘와일드 캣’ 도입을 중개한 S사 대표 함모(59)씨로부터 지난해 9월 수표로 2000만 원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최 전 의장은 “문건 조작에 개입하지 않았고 아들이 받은 2000만 원은 함 씨의 요청으로 아들이 이 중 1500만 원을 돌려줬다. 아들이 소환 조사 받기 전까지 돈이 오간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무기중개상 함 씨에 대해 보강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지난 11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함 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은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합수단은 지난 23일 아들 유학비 4000만 원 등을 받은 혐의로 소환한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에 대한 조사 결과와 최 전 의장의 조사 내용 등을 종합 검토해 조만간 함 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 소장은 역시 합수단 조사에서 "아들 유학비 4000만 원은 모두 갚았고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상황이다.

 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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