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비서관등 새만금 시찰때 가족동반 소방헬기 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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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 등이 휴일에 새만금 사업 시찰 명목으로 해당 지역을 방문하면서 가족을 동반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전북도 소속 소방헬기를 사용했고, 사업 지역을 돌아보면서 동행한 가족 중 일부도 함께 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대외 공개가 금지된 국정원 직원들의 사진이 청와대 측의 실수로 외부로 유출된 사건에 이어 이 같은 일이 또 발생해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 해이 문제가 심각한 지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명채 농어촌대책 태스크포스(TF)팀장과 조재희 정책관리비서관, 박태주 노동개혁 TF팀장, 이춘희 신행정수도추진팀장 등 청와대 비서관 및 행정관 등 11명은 지난 6일 가족 12명과 함께 새만금 사업 지역을 방문했다. 鄭팀장과 趙비서관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족을 동반했다.

이들은 현장을 둘러보겠다며 소방헬기를 세차례 운항토록 했고, 동행한 가족 중 부인 5명도 헬기를 이용했다고 청와대 측이 밝혔다. 사업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향후 추진 계획 등에 대한 보고 때도 가족들이 참여해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됐다.

청와대는 이 문제가 불거지자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조사를 벌였으며, 가족들이 동행하고 일부가 공용으로 사용되는 헬기까지 이용한 점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직원 9명에게 구두 경고와 함께 주의장을 주는 등 징계 조치를 내렸다. 참석 직원 중 농어업특위 소속 두명은 안내역할을 맡은 것으로 확인돼 징계하지 않았다.

윤태영(尹太瀛)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당초 사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추진했다가 가급적 많은 비서관이 현장을 방문하라는 정책실장의 지시에 따라 공식 일정으로 바뀌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당초 가족들과 동행하기로 계획했던 이들이 이를 미처 취소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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