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고교 평준화 "하자" "말자" 팽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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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경남 김해지역 시민단체들이 고교 평준화 제도 도입을 추진하자 일부 인기고교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김해 YMCA.참교육 학부모회.가야포럼 11개 시민단체들은 '김해지역 고교 평준화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회의'(공동대표 이병규.김태광)를 구성하고 평준화 도입 운동에 나섰다.

시민연대회의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서명운동을 통해 평준화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 고교와 학부모들은 교육청 등을 상대로 저지운동을 벌이고 있다.

▶찬성=시민연대회의는 고교생.학부모.교사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부모 4백35명을 조사한 결과 3백72명(86%)이 평준화 도입을 찬성했고 63명(14%)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교사(89%)와 고교생(69%)등도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연대회의 김태광 공동대표는 "일부 인기고교에 다니는 학생.학부모들과 그렇지 못한 계층간에 갈등이 골이 너무 깊다"며 "이질화.서열화를 없애고 지역화합 차원에서 평준화는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대회의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15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아니라 상위 20%이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도 평준화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연대회의측은 "특정고교에 들어가기 위해 중학생들이 입시공부에 시달리면서 창의력.사고력이 부족해지고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반대=현재 상위권 20% 학생들이 다른 지역 학교로 진학하는 점으로 미뤄 평준화가 되면 우수학생들의 유출이 더욱 심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김해고 류동철 교장은 최근 가야포럼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같은 능력을 가진 집단에서 창의력이 더욱 발휘되며 성적우열이 심한 집단에서는 창의력이 떨어진다"라며 "평준화가 되면 우수 학생의 유출은 심해진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류교장은 "교육문제를 정치논리나 여론 몰이로 해결하지 말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부 인기고교 동창회와 학부모들은 평준화를 본격 도입할 경우 반대운동을 전개할 움직임까지 보여 평준화 문제가 마무리 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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