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만 키우는 문재인 측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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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정치민주연합 총무본부장인 최재성 의원이 18일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 대표는 더 성의 있게 포러포즈를 하고 안철수 의원은 너무 많은 혼수를 가져오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표가 (낡은 진보 청산 등) 안 의원의 혁신 내용을 수용하면 ‘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체제를 할 수 있는지 안 의원이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 의원은 문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안 측 “이런 측근 있어 혁신 지연”
기자들 “불리하면 음해성 보도냐”

그의 ‘혼수’ 발언에 대해 안 의원 측은 “혼수 운운하는 최 의원의 발언은 당이 처한 위기를 적당히 봉합하려는 안이한 인식의 발로”라는 문자메시지를 돌렸다. 안 의원 측근은 “문 대표가 지금까지 혁신을 거부하고 시간 끌기로 일관해 온 이유가 이런 측근들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고 비판했다.

 이날 문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인 진성준(당 정책기획위원장) 의원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호남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이 5%(한국갤럽 조사)라는 보도가 났는데 샘플 수가 103명짜리”라며 “특정 지역 지지율만 뽑아 대표 흔들기 소재로 사용하거나 당에 대한 음해성 보도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계상의 문제를 아는 정치인들이 대표 공격 소재로 활용하는 것을 언론들이 받아쓰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고도 했다.

 해당 여론조사를 인용한 보도를 진 의원이 ‘음해성 보도’ ‘받아쓰기’라고 비난하자 회견장에선 “지지율이 안 나오니 언론 보도에 문제 제기하는 거란 생각은 안 해봤나” “공신력 있는 기관의 조사에 대해 샘플 수를 문제 제기하는 건 부적절하다” “언론은 샘플 수보다 여론의 추이를 보는 것”이란 기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한국갤럽 등이 지난 8월 이후 세 차례의 대선주자 지지율 호남 지역 조사에서 문 대표는 계속 10%에 못 미쳤다.

 전남 장흥-강진-영암이 지역구인 황주홍 의원은 “문 대표 측근들이 과잉충성을 하고 있다”며 “한국갤럽 조사에서 10월에 8%였다가 11월에 5%가 나왔는데 여론조사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은 전수조사만 수긍할 수 있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현재 새정치연합도 직종별(자영업자 등) 샘플 수가 100~200명인 역사 교과서 국정화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에 배포하고 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의 협력을 추진 중인 민병두 의원은 “문 대표 주변의 의사결정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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