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해 좌천돼 지방농장서 노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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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의 2인자로 통했던 최용해(사진) 노동당 비서가 지방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이 12일 말했다. 혁명화 교육이란 닭 공장(양계장)과 같은 생산 현장으로 쫓겨나 육체 노동을 하는, 고위급 간부들에게 내리는 처벌이다.

대북 소식통 “혁명화 교육 받아”
백두산발전소 부실 공사 책임
목함지뢰 도발 김상룡도 교체

 익명을 요구한 대북 소식통은 “최용해가 숙청이나 처형을 당한 건 아닌 것 같다”며 “근로단체 담당 비서였던 최용해가 맡았던 청년동맹 관련 업무의 성과 부진으로 좌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혁명화 교육을 받고 나면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청년동맹의 핵심 업무는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맞춘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완공이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4월과 10월 건설 현장을 찾아 당 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까지 발전소를 완공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발전소는 무리한 시공 일정으로 누수 현상이 일부 목격되면서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혁명화 교육을 받게 됐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조성렬 북한연구학회장은 “(김일성-김정일에 이은) 3세대이자 재일교포 어머니(고영희)를 둔 김정은 위원장에겐 빨치산 1세대 최현(1907~82)의 아들인 최용해가 껄끄러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및 포격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당국이 지목했던 김상룡 제2군단장도 도발 직후 교체됐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2군단은 북한 최전방 4개 군단 중 하나로 중서부전선을 관할한다. 김상룡은 지난 8월 말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교체가 결정됐으며 함경북도 청진 9군단장으로 옮겼다고 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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