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경제 경착륙시 항공, 화학 업종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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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급속히 둔화할 때 국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분야는 항공과 전기·전자 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내 동종 업계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나면 국내 화학과 석유 관련 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내놓은 ‘최근 중국 경제 불안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여기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업구조조정을 통한 부실기업의 정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KDI는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시한 경기부양책의 부작용으로 최근 기업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과잉투자가 심화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급속히 나빠지는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성장률은 0.2~0.6%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업종별로는 항공업의 부가가치 창출 규모가 1.38% 감소하면서 제일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은 전기·전자(-1.13%), 화학(-1.09%), 기계(-0.83%), 석유·석탄(-0.78%), 금속제품(-0.72%)의 순이었다. 수송장비(-0.55%)나 음식료품(-0.18%)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다.

KDI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것보다 중국의 취약산업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날 때 국내 주력 산업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화학산업의 생산이 10% 줄면 국내 화학 분야의 부가가치는 4.26%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석탄(-2.87%), 항공(-2.86%), 전기·전자(-2.61%), 금속제품(-2.33%), 기계(-2.17%) 업종도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로 꼽혔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제적인 부실기업 정리를 통해 국내 경제·금융 분야의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원배·조현숙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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