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강용석에 '1억 100원' 손해배상청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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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들 주신(29)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 온 강용석 변호사를 상대로 억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8일 서울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강 변호사를 상대로 1억원1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또 박 시장은 강 변호사를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박 시장은 소장에서 청구이유를 “강 변호사가 나와 아들이 병역비리를 자행했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피했다는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고 있다”며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은 검찰, 법원 등 국가기관이 일관되게 허위라고 판단한 문제”라고 밝혔다. 1억원에 100원을 더해 소가를 책정한 것은 언론 주목도를 높이는 등 부수적 효과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법원에 따르면 소가 2000만원 이상~2억원 미만 사건은 재판장 한 명인 단독부에 배당된다. 이 가운데 1억원 이상 사건은 고액 단독사건으로 분류돼 통상 부장판사급 재판부에 배당된다. 박 시장 측 민병덕 변호사는 "빠른 심리를 받기 위한 조치"라며 "허위 사실 유포 금지 가처분 신청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국회의원이던 2012년부터 ‘박원순 저격수’를 자임하며 주신씨에 대한 병역의혹을 제기해 왔다. 의원직을 걸고 제안했던 공개 신체검사에서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나자 결국 의원직에서 물러났지만 최근 다시 의혹제기에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한번 용서를 했음에도 다시 비상식적 주장을 거듭하고 있어 법적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최근 주신씨 병역문제 등 각종 의혹제기에 대해 강경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주신씨에 대한 병역의혹을 제기하면서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온 주모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박 시장 측은 주신씨의 병역의혹뿐 아니라 부친 친일설, 부부 별거설 등 인터넷과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악성 루머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할 계획이다. 민 변호사는 "별거설 등이 새누리당 모 의원실로부터 언론인 등에게 카카오톡으로 전달되고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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