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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가방과 집의 공통점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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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호 24면

1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가구 덴스크로 꾸며진 ‘뷰티풀 룸’

2 위스타트가 후원하는 청소년들이 이광호 작가와 함께 만든 벤치

3 음악과 책이 있는 ‘프라이빗 룸’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패션+건축’이라는 흥미로운 페어가 열렸다. 모던 럭셔리 잡화 브랜드 ‘쿠론’이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 로에, 알바 알토 등의 모던 건축가들로부터 영감을 얻은 가을겨울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획한 자리다. 주제는 ‘여자를 위한 집’. 일상의 도구이자 꿈을 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여성의 가방과 집은 공통점이 많다. 쿠론은 인테리어·가구·소품 브랜드,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이 시대 여성들이 꿈꾸는 매력적인 7개의 방을 제안했다.


여성에게 가방은 단순한 도구 이상의 존재다. 일터로 향하는 커리어우먼의 가방엔 꿈이,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여성의 가방엔 사랑의 설렘이 담겨 있다. 아무도 모르는 속마음까지 드러낼 수 있는 집 역시 한 사람의 과거·현재·미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가방을 만드는 패션 브랜드가 여성의 집에 주목한 이유도 이런 공통점 때문이다.


이번 라이프스타일 페어를 기획·준비한 이종섭 마케팅팀 대리는 “한 시간 정도 머물 커피숍 하나를 선택할 때도 여성은 자기만의 취향을 꼼꼼하게 따진다”며 “가방과 주거공간을 보면 그 여성의 취향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쿠론 팀은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평소 강조했던 “아름다워야 하지만 실용성도 중요하다”는 말을 떠올리며 심플한 디자인 미학과 기능성을 겸비한 가구와 생활소품들을 찾았다. 또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감각적인 신인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그들의 제품들로 일곱개의 공간 곳곳을 꾸몄다.

4 3인의 아티스트 그룹 핀우가 꾸민 공간

5 녹색식물화분들로 꾸민 실내 ‘가든’

6 3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 만든 ‘메종 드 쿠론’ 전시장

7 간결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가구들로 꾸며진 ‘뷰티풀 룸’

절제미와 실용성이 빛나는 ‘나만의 공간’첫 번째 룸 ‘크래프트 스페이스(Craft Space)’는 디자인 그룹 ‘핀우(PIN WU)’가 꾸몄다. 중국·세르비아·독일 디자이너 3명으로 이뤄진 핀우는 중국 전통 죽세공기술을 이용한 작품을 만든다. 에르메스, 푸조, 마르틴 마르지엘라 등 다양한 장르의 브랜드와 협업하며 흥미로운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는 쿠론과 협업해 대나무 질감을 가진 새로운 느낌의 가죽 가방을 만들었다. 색색의 가죽을 씌운 핀우의 아트작품과 이들이 새로 디자인한 가방이 잘 조화된 공간이었다.


두 번째 ‘리빙 홀(Living Hall)’은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완성한 공간. 한옥 기와를 재해석해 모던한 가구를 만드는 등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작가 곽철안, ‘모자를 쓴 팬던트 조명’으로 유명한 유화성, 재료의 유기적 특성을 이용해 반전의 미학을 선보이는 이정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모던한 키친 스타일을 제안한 ‘키친(Kitchen)’에서는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차려내는 카페 ‘에이블’ 팀이 현장에서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다. ‘뷰티풀 룸(Beautiful Room)’은 절제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북유럽 가구 브랜드 ‘덴스크’와 한국 생활식기 리빙 디자이너 브랜드 ‘함’, 김희원 작가의 사진이 어우러졌다. 몇 년째 인테리어 부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장점만을 고스란히 반영한 공간이었다.


‘프라이빗 룸(Private Room)’은 책과 음악이 흐르는 공간으로 가장 완벽하게 여성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방이었다.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맞춤제작이 가능한 가구 브랜드 ‘스탠다드에이’가 제안한 소파·테이블 등은 누구라도 한번쯤 상상했던 이상적인 디자인을 보여줬다.


이광호 작가와 위스타트 어린이들이 함께 만든 가구여섯 번째 공간 ‘센트 월(Scent Wall)’에는 5개의 향초&룸 향수 브랜드의 제품을 구비해 관람객이 직접 모든 제품을 시향 할 수 있도록 했다. 플라워 스튜디오 ‘스튜디오 콤마’가 제안한 ‘벽걸이 가든’도 신선했다. 철제로 뼈대를 만들고 다양한 종류의 화분을 옷걸이처럼 걸어서 만든 것인데 아파트처럼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초록색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 공간 ‘가든(Garden)’에는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담아냈다. 주변의 이웃들까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의미로 사단법인 위스타트가 후원하는 청소년 16명이 디자이너 이광호와 함께 만든 의자들이 전시됐다. 이광호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무호스·나무 등을 이용한 독특한 오브제로 2011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14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 영 탤런트 어워드 1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사단법인 위스타트는 ‘우리(we) 모두가 함께 나서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복지·교육·건강 3대 서비스를 제공해 공정한 삶의 출발(start)을 돕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아트 멘토링 수업을 함께한 이광호 작가와 학생들은 나무 벤치에 다양한 색깔과 무늬의 가죽을 묶어 보기에도 따뜻하고 기분 좋아지는 작품을 만들었다.


‘메종 드 쿠론’ 라이프스타일 페어에는 이 7개의 방 외에도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나만의 가방을 만들 수 있는 쿠론의 디지털 시스템 ‘쎄 스튜디오(C-studio) 등이 꾸며져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


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 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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