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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개악” 논란 9·15 노사정 대타협, 대타협 모델 네덜란드선 “놀라운 합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매우 체계적이고 종합적이며 놀랄 만한 합의다.”

국제노사정기구·ILO 콘퍼런스
청년고용 증대, 임금피크제 등
30여 개국 전문가 질문 쏟아져

 9·15 노사정 대타협에 대한 세계 각국 노사정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지난달 29~30일 네덜란드 사회경제위원회(SER·노사정위원회)에서 열린 국제노사정기구연합(AICESIS)·국제노동기구(ILO) 공동 콘퍼런스에서다. 국내 정치권과 일부 노동계가 “노동개악”이라며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는 것과 사뭇 다른 평가다. 이 회의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엔글로벌콤팩트·국제노총(ITUC)·세계사용자기구연합(IOE)·ILO 등 국제기구와 30여 개국의 사회적 대화 협의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9·15 노사정 대타협의 내용을 소개하고 조언을 구했다. 향후 계속될 노사정 논의에서 좀 더 발전적인 논의의 틀을 꾸리고자 하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반응은 뜻밖이었다. 네덜란드 SER의 베로니크 티메르하위스(Veronique Timmerhuis) 사무총장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한국의 대타협은 매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급속한 산업화에 놀랐는데 이번에 선제적으로 이뤄진 사회적 대타협을 보고서 다시 한번 놀랐다(astonished)”고 했다. SER은 네덜란드 경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바세나르 협약을 이끌어낸 노사정 대화기구다. SER에는 매년 바세나르 협약 정신과 체결 과정을 배우기 위해 한국의 노사정 관계자 수백 명이 방문한다.

 산드라 폴라스키(Sandra Polaski) ILO 정책담당 사무차장은 “한국의 노사정 합의는 매우 야심 찬 합의”라며 합의 내용 중 고령화에 따른 조치 등에 대한 배경과 향후 조치, 계획을 자세하게 질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소개하며 “근로시간 단축과 청년고용 증대 방안이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경제사회위원회 관계자는 “회원국이 모두 공유해야 할 매우 중요한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고, 스리랑카와 도미니카공화국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장관급 방문단을 꾸려 노사정위를 방문해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싶다”고 타진해 왔다.

 ◆노사정위 “16일까지 쟁점 논의 종결”=노사정위는 2일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16일까지 비정규직과 관련된 논의를 종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 소위가 15~20일 열리는 것에 맞추기 위해서다. 노사정 특위는 9일까지 차별시정·파견제와 관련된 쟁점을, 16일까지 기간제 근로자와 관련된 논의 결과를 전문가그룹으로부터 제출받는다. 쟁점은 ▶노조의 차별시정 신청권 ▶차별시정제 강화 ▶파견과 도급 구별 기준 ▶파견 허용 업무 확대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업무에 비정규직 사용 제한 ▶퇴직급여 확대 ▶계약 갱신 횟수 제한 ▶35세 이상 사용기간 제한 예외 인정이다. 특위는 또 노사정 대타협 후속 조치로 청년고용협의회를 조만간 출범시키기로 했다. 위원은 청년 3인, 노사정 각 2인, 공익 5인이다. 위원장에는 정병석 한양대 석좌교수를 내정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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