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출신 정치인 ‘제2 레이건’ 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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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이하드 2’ 등 2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이자 미국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프레드 톰프슨(사진)이 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73세. 톰프슨의 가족은 “ 테네시주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톰프슨은 2004년 왼쪽 턱에서 악성 종양인 비호지킨(non-Hodgkin’s) 림프종이 발견돼 치료를 받았다. 이후 림프종이 잠복 상태에 들어가 정상 생활을 해 왔지만 최근 다시 재발해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톰프슨은 테네시주 출신으로 밴더빌트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67~72년 테네시주에서 연방 검사로 일했다. 73년 워터게이트 위원회의 특별 검사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도청 진상을 조사했다. 87년엔 영화 ‘노 웨이 아웃’에 출연해 배우로서 주목 받기 시작한 뒤 ‘붉은 10월’ ‘사선에서’ 등 2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나 검사 등 선이 굵은 고위직 역할을 맡으며 청렴 결백한 이미지를 쌓았다.

 94년 공화당 후보로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03년까지 2차례 연임했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2008년 대선에 뛰어들었지만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해 4개월 만에 중도 포기했다.

 톰프슨은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비유되는 인물이었다. 영화배우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뿐 아니라 정치 성향도 유사해 공화당 내 전통 보수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대선 출마 당시엔 ‘제2의 레이건’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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