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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타란티노 영화 안 보겠다"…美경찰이 영화 불매 나선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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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봉기하라 10월’ 집회에 참석한 쿠엔틴 타란티노. (오른쪽 어깨에 손 얹고 있는 사람).]

미국 경찰들이 유명 영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을 보이콧하기로 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경찰관 폭력 항의 집회에서 타란티노가 경찰관의 총기 사용을 ‘살인’행위로 매도했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전미경찰협회 등 경찰관 단체들이 영화 배급사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배급하는 타란티노의 신작 ‘해이트풀 에이트(The Hateful Eight)’를 비롯해 타란티노의 작품들에 대한 거부 운동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이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등의 경찰관 단체들도 타란티노 작품 거부 운동에 동참했다.

미국 경찰들이 반발하는 건 지난달 24일 뉴욕에서 열린 ‘봉기하라 10월(RiseUpOctober)’ 집회에서 타란티노가 한 발언 때문이다. 타란티노는 집회에서 경찰들의 총기 사용을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난 희생자들의 편에 서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 집회는 절도 용의자를 쫓던 경찰관이 총격을 당해 사망한 직후, 이 사건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열리게 됐다. 잇따른 경찰 피살 사건 이후 경찰들의 분노가 높아진 상황에서 경찰의 가혹 행위나 부적절한 대응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리자 반발한 것이다.

타란티노 등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 문제를 공정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하면서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스퀘어파크에 모여 집회를 가진 뒤 6번가까지 3㎞ 가량 행진했다.

경찰 단체들은 오는 크리스마스 개봉을 앞두고 있는 타란티노의 신작 ‘해이트풀 에이트’는 물론, 앞으로 그가 만드는 모든 작품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이트풀 에이트’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서부극으로 내년 아카데미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무엘 L 잭슨, 커트 러셀, 제니퍼 제이슨 리 등 호화 출연진을 자랑한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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